KAIST, 두 방향으로 접을 수 있는 단백질 발굴

뉴스1 제공 2020.10.30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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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튜불린 나노공학‘ 핵심전략 될 분자스위치 찾아

두 방향으로 접히는 튜불린 단백질을 이용한 ‘튜불린 이중나선’의 형성 (KAIST 제공) © 뉴스1두 방향으로 접히는 튜불린 단백질을 이용한 ‘튜불린 이중나선’의 형성 (KAIST 제공) © 뉴스1


(대전=뉴스1) 심영석 기자 = 국내 연구진이 '튜불린 나노공학'의 핵심 전략이 될 두 방향으로 접을 수 있는 단백질을 발굴했다.



이는 우리 몸속 세포물질을 그대로 이용해 혁신적인 나노 건축물을 구현한 것으로, 무궁무진한 활용 가능성이 기대된다.

KAIST는 바이오및뇌공학과 최명철 교수 연구팀이 나노소재의 기초물질로 활용할 수 있는 단백질을 새롭게 발굴했다고 30일 밝혔다.



연구팀이 몸속에서 미세소관을 구성하는 `튜불린(Tubulin) 단백질'을 나노공학의 측면에서 재조명해 거둔 성과다.

자연계와 산업계의 나노소재들은 놀라울 정도로 크고 복잡한 구조를 가진다.

이 구조들의 기본 형성원리는 작고 단순한 단위체들의 고유 형태가 전체구조를 결정한다는 원리다.


일반적으로 다양한 곡면 구조를 만들려면 서로 다른 모양을 가지는 최소 두 종류의 분자들을 이어 붙여야 한다.

예를 들어, 세포막의 경우 발아와 융합 과정에서 막의 곡률이 역동적으로 변하는데, 이는 형태가 다른 여러 종류의 인지질 분자들이 혼합돼 있어 가능한 특성이다.

최 교수 연구팀은 생명 현상의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미세소관(Microtubule 물질 수송의 고속도로)의 특이한 성질에 주목했다.

바로 미세소관이 성장과 붕괴 과정에 필요한 다양한 곡면을 오직 한 종류의 단위체인 튜불린 단백질만으로 구현하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튜불린이 수직한 두 방향으로 접히는 독특한 성질에 핵심이 있다고 판단, 튜불린의 형태 변형을 인공적으로 제어하겠다는 점에 아이디어를 얻은 후 곧장 연구를 시작했다.

튜불린 단백질의 접힘을 제어하는 분자스위치를 찾고자 한 것이다.

튜불린이 강한 음전하를 띤 단백질이라는 점을 감안해 양전하 중합체인 폴리라이신(poly-L-lysine)이 미세소관의 구조를 변형하는 과정을 관찰했다.

가속기 X선 산란장치를 이용해 옹스트롱(Å, 100억분의 1미터)의 정확도로 측정하자 DNA 이중나선 구조의 결정적 증거가 된 로절린드 프랭클린의 `포토 51'과 유사한 결과를 확인했다.

포토 51은 로절린드 프랭클린이 촬영한 DNA의 엑스선 회절 이미지다. 프랜시스 크릭과 제임스 왓슨이 DNA 이중나선 구조를 밝히는데 결정적인 증거가 됐다.

왼쪽부터 이준철 박사과정, 송채연 박사, 최명철 교수© 뉴스1왼쪽부터 이준철 박사과정, 송채연 박사, 최명철 교수© 뉴스1
연구팀의 이같은 연구결과는 튜불린들이 꼭 두 줄씩 길게 늘어선 `튜불린 이중나선' 구조의 형성을 의미하는 것으로, 튜불린을 두 방향으로 접을 수 있는 분자스위치를 찾아낸 것이다.

분자스위치의 크기와 개수를 조절함에 따라, 최 교수 연구팀은 단일 벽 나노튜브에서 이중벽 나노튜브로 변환하거나 이중나선의 간격을 자유자재로 조절이 가능한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

최명철 교수는 "나노미터 크기의 광학전기의료 소재를 개발하는 플랫폼은 물론 모터 단백질 키네신과 결합해 분자기계를 개발하는 등 활용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발견한 분자스위치는 알츠하이머병 등 뇌질환의 새로운 치료 전략으로 활용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스몰(Small)'에 지난 9월17일자 표지논문으로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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