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님~ OO이 작품 완성 됐어요" 이렇게 스펙이 거래됐다

머니투데이 정한결 기자, 이정현 기자 2020.10.30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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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서울지방경찰청./사진제공=서울지방경찰청.


대학 입시부정을 도운 사교육 관계자들이 연달아 구속됐다. 전문가들은 불공정 논란이 일었던 사교육 현장이 범죄의 영역이 됐다며 체제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美 수능' 시험지 유출…대회 입상작도 대필·대작
29일 서울지방경찰청은 업무방해 및 위계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입시컨설팅 학원장 A씨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A씨는 2017년 6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학교·지방자치단체 등이 개최한 고등학생 대상 대회에 제출할 논문·발명보고서 등을 대신 작성해 학생들에게 건넨 혐의를 받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그 대가로 작품당 100~560만원 상당의 금액을 받았다. 대작한 제출물로 입상한 학생들만 78명으로, 입상 결과는 학교생활기록부에 올라갔다.



지난 27일에는 '미국 수능'으로 알려진 SAT 시험지를 유출한 용인 소재 고등학교 진학 상담사 이모씨가 업무방해 혐의로 구속됐다.

법원은 이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하며 "공정한 시험에 대한 수험생 신뢰 및 국제사회에서의 한국에 대한 신뢰를 크게 훼손하는 결과를 가져와 사안이 매우 중하다"고 그 사유를 설명했다.

이씨는 2017년부터 3년 동안 입시 브로커와 서울 강남의 학원강사에게 SAT 시험지를 유출한 혐의를 받는다.


빼돌린 시험지를 입수한 브로커 등은 이를 학부모 수십명에게 수천만원을 주고 판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해당 브로커를 구속송치했으며, 시험지를 받아본 학원강사 1명과 이를 위해 수천만원을 지불한 혐의를 받는 학부모 20여명도 조사 중이다.

입시도 사고 판다…"불공정이 아닌 범죄"
사실상 '입상 이력'이라는 스펙 한 줄은 물론, 입시의 핵심인 수능 성적까지 거래의 대상이 된 셈이다.

전문가들은 사교육 현장이 공정성 논란을 넘어 범죄의 영역에 도달했다고 말한다. 김성열 경남대학교 교육학과 교수는 "이번 사례들은 불공정이라고 부르기 어려운 부정과 비리이자 범죄"라고 밝혔다.

그는 "부정 행위를 해서라도 경쟁에서 이기려고 하는 잘못된 교육관과 적은 기회에 비해 과도한 경쟁이 이번 사태를 초래했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결국 교육 체제 개선과 교육관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사교육은 학생들의 다양한 실효에 따라 움직이는 데다가, 없애는 것은 불가능하기에 전반적인 체제 개선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그는 "학생들의 학교 내 활동을 평가하는 과정에서 집안 배경 및 사교육의 영향력을 줄이는 것이 과제"라면서 "대학 서열화 현상을 완화하기 위해 전반적인 교육의 질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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