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성↑비용↓, 수소경제 '혁신 어벤져스' 뭉쳤다(종합)

머니투데이 이재윤 기자, 민동훈 기자, 류준영 기자, 박계현 기자, 방윤영 기자 2020.10.29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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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뉴딜엑스포] 국내·외 수소전문가 뭉쳐, '수소사회 선점 사업화 유망기술' 소개

한선화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정책본부장이 29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그린뉴딜 엑스포' 콘퍼런스에서 발언하고 있다.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한선화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정책본부장이 29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그린뉴딜 엑스포' 콘퍼런스에서 발언하고 있다.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저탄소·친환경 수소 경제를 이끌고 있는 국내·외 최고 전문가들이 그린뉴딜 엑스포에서 머리를 맞댔다. 빠르게 진화하는 수소 경제를 선도하기 위해 이들은 값싸고 안정적인 공급·유통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29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2020 그린뉴딜 엑스포' 행사 둘째 날 R&D(연구개발) 세션은 '수소사회를 선점할 사업화 유망기술'이란 주제로 진행됐다. 전문가 5명의 주제발표에 이어 열띤 토론까지 이어졌다.



이 세션에서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수소 경제로 나아가기 위한 핵심요건은 안전성과 경제성"이라고 강조했다. 아직까진 석탄·석유 등 화석연료를 대체하기에는 수소의 생산과 유통비용이 너무 비싸다는 것이다. 폭발위험 같은 안전 관리도 일정부분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전 세계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특히 안정적이고 경제적인 수소 공급·유통 체계를 갖추려는 연구가 한창이다. 독일에서 화상으로 세션에 참여한 프라운호퍼 태양에너지시스템연구소 크리스토퍼 헤블링 소장은 독일의 28개 민·관이 협력한 '수소네트워크'를 해답으로 제시했다.



헤블링 소장은 수소 대중화를 위해 무엇보다 ‘가격 인하’를 구현하는 게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기존 석유화학 인프라를 최대한 활용하는 기술 개발에 투자해야 한다는 점도 역설했다.

연료전지(Fuel cell) 등 국내 기술개발 실태에 대한 강연도 이어졌다. 이영덕 한국기계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연료전지와 다른 동력기관을 연계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소개했다. 연료전지만 단일 가동하면 평균적으로 50~60% 효율이 나오지만, 가스터빈·가스엔진 등 추가 동력발생장치를 함께 활용하면 60~70%까지 효율을 높일 수 있다. 또 연료전지의 운전 부하를 경감시켜 전지의 내구성을 높이는데도 큰 도움이 된다.

이 책임연구원은 "세계적으로 연료전지 효율을 높이기 위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 되고 있다"며 "연료전지와 다른 동력기관을 연계해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구성하는 방법이 아주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29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2020 그린뉴딜 엑스포' 콘퍼런스에서 패널토론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29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2020 그린뉴딜 엑스포' 콘퍼런스에서 패널토론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수소의 안정적인 저장·유통 방안으로 주목받는 '암모니아(NH3)' 이슈도 이날 세션에서 중점적으로 다뤘다. 암모니아는 환경오염 주범으로 꼽히는 탄소(C, 카본)와 결합해 좀 더 친환경적이며, 경제성도 뛰어나다. 향후 '카본프리' 시스템을 갖추기 위해 암모니아가 필수적이라는 분석까지 나온다.

채호정 한국화학연구원 공정기반연구센터 센터장은 수소 저장매개체(캐리어)로서 암모니아의 장점에 대해 "높은 에너지 밀도를 가진 암모니아는 안정적으로 수소를 활용하게 해준다"고 말했다. 그는 "단 암모니아를 만들기 위해 또 에너지를 쓴다는 건 넌센스"라며 "핵심은 결국 저온·저압에서 반응을 일으키는 촉매"라고 말했다.

수소 유통과정에 중요한 표준시스템 구축 필요성에 대한 언급도 나왔다. 강웅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유량측정팀장은 수소전기차 충전소에 통합된 유량계(기체나 액체가 흐르는 양을 측정하는 장치)의 측정 기준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강 팀장은 "수소는 휘발유·경유와 달리 고압·저온의 조건에 놓여 있어 정확한 양을 측정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며"수소충전소 과충전에 따른 폭발사고 예방을 위해서라도 법정 계량 표준모델을 개발하고 실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세션에선 수소활용을 극대화할 수 있는 핵융합에너지 기술 개발 현황과 국내 기업들의 사업참여 가능성도 되짚었다. 정기정 국가핵융합연구소 ITER(국제핵융합실험로) 한국사업단장은 "현대중공업 등 기업체와 한국원자력연구원 등 연구개발기관, 한국전력기술 등 공기업 등이 ITER 사업 수주에 나서 지난달 말 기준 총 140건, 6244억원의 매출을 올렸다"며 "소규모 발주는 지속적으로 나올 예정이어서 사업 기회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ITER 사업은 해당 기업의 수익 창출과 함께 개발 기술의 유지 및 고도화에 기여할 것"이라며 "미래 핵융합 시대에 대비해 핵융합 부품 생산 기술 생태계를 유지할 수 있다는 점도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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