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쇄 안 했는데…코로나 사망자 적은 스웨덴, 집단면역 말고 다른 이유 있다?

머니투데이 박수현 기자 2020.10.29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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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톡홀름=신화/뉴시스]지난 8월 9일(현지시간) 스웨덴 수도 스톡홀름에 있는 한 호숫가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들이 여가를 보내고 있다. 2020.08.10.[스톡홀름=신화/뉴시스]지난 8월 9일(현지시간) 스웨덴 수도 스톡홀름에 있는 한 호숫가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들이 여가를 보내고 있다. 2020.08.10.


유럽에서 코로나19가 재확산하는 가운데 전국적인 봉쇄 조치를 시행하지 않았는데도 사망자 수가 낮게 유지되는 스웨덴의 비밀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28일(현지시간) 영국 더 선에 따르면 스웨덴의 코로나19 사망자 수는 영국, 프랑스 등에 비해 크게 낮다. 스웨덴이 코로나19 발병 초기부터 국가 차원의 봉쇄 조치를 시행하지 않는 '집단면역' 전략을 추구하고 있음에도 그렇다.

실시간 국제 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지난 7일 동안 스웨덴의 일일 평균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1450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 중이다. 그러나 같은 기간 일일 평균 코로나19 사망자 수는 2명이다.



반면 지역별로 다른 봉쇄 조치를 시행 중인 영국은 지난 7일 동안 일일 평균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2만 2147명, 사망자 수가 200명이다. 곧 전국적인 2차 봉쇄에 돌입하는 프랑스의 경우 같은 기간 일일 평균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3만 8279명, 사망자 수가 237명이다.

그렇다면 스웨덴이 봉쇄 조치를 시행하지 않음에도 사망자 수가 낮은 이유는 무엇일까.

보도에 따르면 영국과 스웨덴의 코로나19 대응 전략은 달랐으나 결과는 비슷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8월 영국 런던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사람들의 외부 노출 비율이 비슷했던 것. 봉쇄 조치가 시행돼도 이를 어기는 사람들이 있고, 불가피한 이동도 발생해서다.


여기에 더해 스웨덴의 개인주의 문화가 사망자 수를 낮췄다는 주장도 나왔다. 스웨덴은 전체 가구의 절반 이상이 1인 가구이며, 코로나19에 가장 취약한 것으로 알려진 노인층은 33% 가량이 홀로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웨덴 수도 스톡홀름 풍경. /사진=AFP/뉴스1스웨덴 수도 스톡홀름 풍경. /사진=AFP/뉴스1
앞서 스웨덴은 코로나19 확산 초기에 집단면역 전략을 내세우며 봉쇄 등 강력한 방역조치를 시행하지 않았다. 술집, 학교, 식당, 미용실 등이 계속 문을 열었고 마스크 착용도 강제되지 않은 채 개인의 자유로운 선택에 맡겼다.

그러나 한 때 스웨덴의 코로나19 사망률은 덴마크의 5배, 노르웨이와 핀란드의 10배 가량으로 치솟았다. 지난 4월에는 24시간 동안의 신규 사망자 수가 최고 115명에 이르면서 '집단면역 전략이 실패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스웨덴 집단면역 전략에 대한 평가는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 사망자 수 통계에 따라 계속 바뀌고 있다. 일각에서는 아직 코로나19 대유행이 지속되고 있으며, 신규 확진자 수가 증가세인 만큼 평가를 내리기는 이르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에 대해 스웨덴 집단면역의 설계자라 불리는 전염병학자 안데르스 테넬은 "스웨덴은 항상 동일한 규제, 권고사항, 조언을 해왔다"며 "이 점이 안전에 대한 의식과 장기적인 관점을 만들어냈고, 시민들이 방침을 쉽게 따를 수 있도록 했다고 생각한다"고 자평했다.

한편, 정작 스웨덴 보건당국은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신규 확진자 수가 늘어나자 전면봉쇄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으로는 식당과 쇼핑몰 영업 제한 등 강력한 봉쇄 조치가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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