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제약사 줄섰다…'코로나 수혜' K원료의약품 기업은

머니투데이 김근희 기자 2020.11.02 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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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치료제·코로나19로 뉴클레오시드 등 수요↑...에스티팜, 파미셀 등 수혜

글로벌 제약사 줄섰다…'코로나 수혜' K원료의약품 기업은


국내 원료의약품 생산업체 에스티팜과 파미셀이 글로벌 유전자치료제 시장 성장과 코로나19(COVID-19) 수혜를 톡톡히 보고 있다. 유전자치료제와 코로나19 진단키트, 백신 개발에 쓰이는 핵심 원료 올리고 뉴클레오타이드(oligo nucleotide)와 뉴클레오시드(nucleoside) 수요가 폭증해서다. 안정적인 원료 공급망 확보를 원하는 글로벌 제약사가 장기 공급계약을 체결하는 것은 물론 생산설비 증설 비용까지 대줄 정도다.



에스티팜, 생산시설 증설…다국적사가 비용지원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에스티팜은 최근 유럽 소재 글로벌 제약사와 올리고 뉴클레오타이드(수십 개의 뉴클레오타이드를 인공적으로 합성한 중합체) 생산설비 투자 지원 및 설비사용 수수료 계약을 체결했다. 글로벌 제약사가 생산설비 투자금액 3000만달러(약 339억원) 중 2000만달러(약 226억원)를 단계별 기술료(마일스톤) 형태로 지급하는 조건이다.

증설 완료 후 8년 간 생산설비 사용수수료를 받는 조건도 포함됐다. 에스티팜이 증설 기간을 단축하고, 계약기간 내 상업화에 성공하면 최대 800만달러(약 92억원) 가량을 추가로 받을 수 있는 파격적인 조건도 붙었다.



전 세계에서 올리고 뉴클레오타이드를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는 업체는 일본의 니토덴코, 미국의 애질런트 그리고 에스티팜 등 3곳뿐이다. 증설이 완료되면 현재 0.8t인 에스티팜의 생산능력은 두 배로 증가해 이 부문 글로벌 1위로 뛰어오를 전망이다.

에스티팜 관계자는 “니토텐코와 애질런트의 연간 생산능력은 각각 1.4톤과 1톤”이라며 “2022년 증설을 마치면 에스티팜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올리고 뉴클레오타이드 연간 생산능력이 2톤 안팎인 업체가 된다”고 말했다.

앞서 파미셀도 지난 6일 106억원을 들여 뉴클레오시드를 생산하는 울산공장을 2배 증설하기로 결정했다. 증설을 마치면 파미셀의 연간 생산규모는 현재의 두 배인 16t 규모로 증가한다. 생산능력 확대로 184억원인 연간 원료의약품 매출이 3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회사 측은 예측했다.


유전자치료제 시장 성장…코로나19 수혜도 톡톡
에스티팜과 파미셀이 생산설비 증설에 나선 것은 유전자치료제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올리오 뉴클레오타이드와 뉴클레오시드 수요가 급증한 덕분이다. 유전자치료제는 잘못된 유전자를 바꾸거나 유전자가 질병을 유발하는 단백질을 발현하지 못하게 하는 등 유전자를 활용해 만든 치료제다. 약이 없는 난치성 질병을 치료할 수 있는 첨단의약품 기술로 각광받고 있다.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에 따르면 글로벌 세포 및 유전자치료제 시장은 2018년 10억7100만달러(1조2127억원)에서 2025년 119억6000만달러(약 13조5387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제약사들은 앞다퉈 유전자치료제 개발에 나서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노바티스다. 이 회사가 개발한 고지혈증 유전자치료제 ‘인클리시란’은 유럽의약품청(EMA)의 판매허가를 눈앞에 두고 있다. 업계에선 인클리시란의 예상 매출액이 2026년 20억7000만달러(약 2조3432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외에도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따르면 2025년까지 매년 10~20개의 유전자치료제가 판매허가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코로나19(COVID-19)가 갑작스럽게 터지면서 생각지도 못한 수요가 생겼다. 올리고 뉴클레오타이드와 뉴클레오시드는 각각 코로나19 백신과 진단키트의 원료로도 사용된다.

파미셀 관계자는 “유전자치료제 성장에 따라 기존 고객뿐 아니라 새로운 고객사들의 거래 요청이 이어지고 있다”며 “코로나19 영향까지 더해 뉴클리오시드 수주액은 이미 지난해 매출의 2배를 넘어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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