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민은행 '디지털 위안화' 발행 임박, 달러패권 넘본다(종합)

뉴스1 제공 2020.10.27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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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디지털 화폐도 법정 화폐로…은행법 개정안 입법 예고
비트코인과 달리 정부가 가치 보장, '기축통화' 달러 흔들기

(서울=뉴스1) 박형기 기자,윤다혜 기자
인민은행 홈피 갈무리인민은행 홈피 갈무리


(서울=뉴스1) 박형기 기자,윤다혜 기자 = 중국 인민은행이 종이나 금속 등 실물이 아닌 디지털 화폐도 법정 화폐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하는 법적 근거 마련에 나섰다. '디지털 위안화' 발행에 한발 더 다가간 것이다.

27일 홍콩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최근 인민은행은 실물 형식이 아닌 디지털 형식의 위안화도 법정 화폐로 인정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인민은행법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 디지털 화폐 국가가 독점 : 개정안에는 가상화폐와 관련한 위험 통제 차원에서 중앙은행이 아닌 어떤 기업이나 개인도 디지털 화폐를 발행·판매할 수 없다는 내용도 담겼다.

중국의 디지털 화폐는 기존의 화폐와 마찬가지로 국가가 가치를 보장한다는 점에서 민간이 제도권 밖에서 발행한 비트코인 등과 같은 가상화폐와는 다르다.



비트코인 © 로이터=뉴스1 © News1 유새슬 기자비트코인 © 로이터=뉴스1 © News1 유새슬 기자
중국은 그간 위쳇페이, 쯔푸바오 등 디지털 결제 시스템을 적극 권장하며 '현금 없는 사회'를 지향해 왔지만 정부가 나서 디지털 화폐를 발행·판매하고 법정 화폐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나선 것은 처음이다.

이에 중국은 세계 주요국 중 가장 먼저 디지털 화폐를 법정 화폐로 인정하고 상용화하는 국가가 될 전망이다.

◇ 디지털 위안화로 달러 패권 무너트리는 것이 목표 : 디지털 화폐를 발행하는 중국 인민은행 관계자에 따르면 중국의 법정 디지털 화폐는 실물 현금 중 일부를 대체하는 것으로, 소액 현금 거래 일부를 대체하는 것을 1차 목표로 한다.


하지만 향후 그 비중을 점차 늘리며 '디지털 위안화'를 해외 거래 등에도 도입해 미국 달러를 바탕으로 한 국제 경제 질서에 변화를 꾀하려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인민은행은 "국제 무역과 결제 업무에서 법정 디지털 위안 이용을 적극적으로 활용함으로써 위안화 국제화를 촉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중국은 오프라인 외환시장은 달러를 무기로 미국이 확고하게 장악하고 있기 때문에 아직은 블루오션인 디지털 화폐시장을 선점함으로써 미국의 달러 패권에 도전할 심산인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이같은 시도가 성공할 경우, 기축 통화인 달러의 지위를 흔들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 선전에서 시민 5만명 대상으로 디지털 위안 공개 테스트 : 수년 전부터 법정 디지털 화폐 준비에 나선 중국은 올해 초부터 선전, 슝안, 쑤저우, 청두 등에서 내부 실험을 진행했다.

중국은 이달 중국의 '기술 허브(중심지)'인 광둥성 선전시에서 시민 5만 명을 대상으로 대규모 공개 테스트까지 진행했다.

중국 광둥성 선전 지방정부는 지난 9일 총 1000만 위안(17억원)의 디지털 위안을 추첨을 통해 나눠주는 행사를 실시했다. 약 200만 명이 신청했고, 그중 5만 명이 당첨됐다.

당첨된 사람들은 12일 '디지털 위안'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200위안(약 3만원)의 디지털 화폐를 지급받았다. 디지털 화폐는 이날 오후부터 18일까지 약 일주일간 선전 뤄후구의 3389개 지정 상업 시설에서 자유롭게 쓸 수 있었다.

당시 전문가들은 이는 디지털 위안 전면 도입을 앞두고 이뤄지는 '베타 서비스'로서의 성격이 강하다고 입을 모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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