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이건희 회장이 청년들에게…"두려움없이 도전하라"

머니투데이 오동희 산업1부 선임기자 2020.10.28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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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회장 별세]'시대의 혁신가' 이건희 회장을 보내며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삼성그룹 홈페이지 캡처 / 사진제공=삼성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삼성그룹 홈페이지 캡처 / 사진제공=삼성


1942년 그는 식민지 조선에서 태어났다. 그의 나라엔 주권도, 이름도, 먹을거리도 없었다.

그 혼란 속에 해방을 맞고, 8살 되던 해엔 동족상잔의 전쟁도 겪었다. 12살에 일본으로 건너가 서러움 속에서 일본을 배웠다. 어린 이건희는 일본에서의 박대를 미움으로 앙갚음하지 않았다.

일본을 배우고 또 배웠다. 그리고 대한제국을 식민지배했던 일본을 이겼다. 한때 일본 기업에서 기술을 배우던 삼성전자는 2009년 소니, 마쓰시타 등 일본의 9개 전자업체의 이익을 합친 것보다 더 많은 이익을 냈다.



1987년 그가 회장에 취임 당시 10조원이었던 매출은 2018년 387조원으로 약 39배 늘었다. 이익은 2000억원에서 72조원으로 259배, 같은 기간 주식 시가총액은 1조원에서 396조원으로 396배나 증가했다. 아시아의 싸구려 전자회사에서 이젠 글로벌 넘버5의 브랜드 가치를 가진 기업으로 성장시킨 것이 그다.

이는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꾸라"는 창의와 혁신을 강조한 이 회장의 기업가 정신의 산물이다. 삼성은 이제 우리의 국가 브랜드다.



이 회장은 우리 청춘들에게 '스스로의 주인이 되라'고 강조해왔다. 그가 1988년 임원회의에서 던진 말이지만, 그 말은 우리 젊은이에게도 던진 말과 같다.

그는 '자신의 주인이 자기 자신'임을 잊지 말라고 했다. 그는 우리 역사 속에서 수천년 이어져 온 수동적 자세를 바꾸지 않는 한 미래의 변화는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다가올 10년은 과거 50년보다 훨씬 더 빠르게 변화하는 만큼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고도 했다.

세계 일류를 상대로 경쟁하려면 기술이든 디자인이든 나만의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평생직장을 보장할테니 마음껏 꿈을 펼치라고도 했다. 창의적 아이디어와 도전정신은 우리 청년들에게 던지는 그의 마지막 메시지다.


청년 이건희의 도전정신이 오늘의 삼성을 일궈냈듯이 지금의 청년들도 기업가 정신을 통해 '미래의 삼성'을 하나씩 키워 나가기를 바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인간과 기술의 조화'는 그가 꿈꾸는 이상향이었다. 첨단 기술로 갈수록 인간의 자율성은 더 보장돼야 하고, 그래야 창의성이 발휘돼 첨단기술과 직결된다는 게 그의 인간존중 철학이다.

그의 사물을 직시하는 듯한 강력한 눈빛과 낮은 듯 강한 메시지를 담은 목소리 속의 진정한 가치가 그의 타계로 잊혀지지 않을까 우려된다.

그의 철학이 제대로 후세에 이어지지 않는다면 우리 사회에는 크나큰 손실이다. 그의 큰 공에도 불구하고, 작은 과를 확대 과장해 공격하는 일부 세태가 안타깝다.

이 시대의 젊은 세대들에게 이건희라는 이름 석자가 제대로 기억되지 못하거나, 정치적인 이유 등으로 그를 공격하는 이상한 세태와 왜곡된 이미지 조작으로 마땅히 이어져 가야 할 기업가 정신의 발현이 끊어질까 염려된다. 혁신가 이건희에 대해 그럴 가능성은 괜한 걱정이 아닌 현실이다.

78세를 일기로 이제는 돌아오지 못할 길을 떠난 영원한 청년이자 혁신가 이건희. 그는 우리 시대에 많은 유산을 남겼다. 그가 우리 청년들에게 남긴 마지막 말은 두려움을 갖지 말고, 끊임없이 창의에 도전하라는 것이다. 그의 정신이 후세에 길이 남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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