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메프 사옥 /사진=뉴스1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위메프는 지난해 3700억원 규모 투자금을 인력 충원과 파트너사 확보, 시스템 개선 등에 투자하며 공격적 확장에 나서겠다고 밝혔지만, 박은상 위메프 대표의 부재가 길어지면서 투자금의 사용처를 제대로 정하지 못하고 있다. 박 대표는 지난 7월 초 건강 상의 이유로 무기한 휴직에 들어간 상태다.
박은상 위메프 대표 / 사진제공=위메프
이는 e커머스 업계서 두드러지는 행보다. 올해는 상대적으로 업력이 길지 않은 신세계 SSG닷컴과 롯데 롯데ON(롯데온) 등 신생 e커머스까지 경쟁에 뛰어들면서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기 때문이다.
위메프의 신중한 행보는 '라방'(라이브커머스) 분야에서도 두드러진다. 타 업체들은 라방 시장 성장가능성을 보고 전폭적 투자를 통해 경쟁적으로 라방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에 따르면 국내 라방 시장 규모는 올해 약 3조원으로 추산되고, 2023년까지 8조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쿠팡은 지난 7월 동남아 OTT(동영상플랫폼) 업체 '훅'을 인수한 데 이어 지난달 라방 콘텐츠 관련 인재 채용에 나서며 라방에 본격 드라이브를 걸었다. 신세계도 지난 4월 커머스 전문 콘텐츠 제작 자회사 커머스 전문 콘텐츠 제작 자회사 '마인드마크'를 설립하고 드라마 '인간수업' 제작사 '스튜디오329'를 인수하는 등 라방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이외 티몬은 자사앱에 '티비온'을, 11번가는 자사앱에 ‘라이브11’을 론칭해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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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위메프는 라방 관련 투자가 거의 없고 투자 계획도 없다. 위메프는 채널로 유튜브를 이용 중으로, 유튜브를 따와 플랫폼 안에서 유튜브 라방을 볼 수 있게 하는 정도다. 다른 e커머스들은 자사 앱에 라방 카테고리를 만들고 자체 플랫폼 안에서 라방을 방송해 시청 중 클릭 한번에 구매가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위메프 관계자는 "라이브방송을 강화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위메프의 '숨 고르기'는 채용 측면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MD 채용은 각 e커머스의 저가격 고품질 상품 섭외 능력과 성장 가능성을 점칠 수 있는 중요 바로미터다. e커머스 업계 중 최초 IPO(기업공개)를 노리는 티몬과 오아시스가 올 들어 모두 두자릿수 MD 채용을 한 것이나, 지난해 위메프가 3700억원 투자금을 유치하며 2020년 연말까지 MD 1000명을 채용하겠다고 공약했던 것도 모두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결국 위메프는 아직까지 MD 채용 계획이 없다.
위메프가 신중한 사이 각종 경영지표 숫자들은 악화하고 있다. 닐슨코리안클릭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위메프 이용자 이탈이 심화됐다. 위메프는 업체별 순이용자수(UV) 1076만명으로 6위를 기록, 티몬에도 추월을 당했다.
위메프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패러다임이 빠르게 변하는 만큼 신중하게 이를 반영한 투자전략을 세우고 있다”며 “경쟁사와는 다른 위메프만이 할 수 있는 부분을 집중적으로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