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4일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사진=이정혁 기자
이 재판은 1월17일 공판을 끝으로 중단된 지 9개월 만에 열리는 재판이다. 앞서 재판부는 이례적으로 이 부회장에게 이번 공판준비기일에 출석하라는 취지의 소환장을 보낸 바 있다.
이 회장의 영면은 지난 22일부터 시작된 사법부의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 재판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제일모직과 구 삼성물산의 합병,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에 이 부회장이 관여했는지 여부가 이 재판의 핵심이다.
특히 이 부회장 변호인단은 "증거기록만 368권, 약 19만 페이지에 달한다"며 "기록 검토에 상당한 시간이 걸려 다음 재판까지 최소 3개월은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다른 변호인들도 "하루에 기록을 1000페이지씩 봐도 200일"이라며 재판 일정에 대한 조율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이 부회장은 지난 5월 대국민 사과회견에서 "경영권 승계 문제로 더 이상 논란이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며 "자식에게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겠다"고 선언하며 지배구조 개편을 예고했다. 이 부회장의 재판에 따라 지배구조 개편에는 적잖은 시일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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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별도로 이 회장이 별세하며 삼성 총수 일가가 이 회장이 보유하던 지분을 어떻게 처리하느냐도 관심사다. 이 회장 지분의 처리 방법에 따라 삼성을 둘러싼 대내외 환경은 변곡점을 맞을 수 있다. 일각에선 이 부회장이 10조원이 넘는 천문학적 상속세를 부담하고, 보유 지분 중 상당 부분을 사회공헌 차원에서 사회에 환원하는 방안을 전격 발표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 회장 별세로 앞으로 이 부회장의 '회장' 승진도 고려할 대목이 됐다. 그러나 검찰 요청대로 이 부회장이 신속한 재판 일정에 떠밀릴 경우 회장 승진은 무기한 미뤄질 가능성도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이건희 회장 별세로 삼성의 미래는 더욱 불투명한 상황으로 빠지게 됐다"며 "수 년 간 삼성을 괴롭혀온 사법 리스크로 인해 이 부회장의 '뉴삼성'은 자리잡기까지 상당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밝혔다.
이건희 삼성 회장/사진제공=삼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