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쓰레기 대란 오나" 서울서 재활용품 수거 지연

머니투데이 김지훈 기자 2020.10.25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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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량 감당 안된다"…재활용 폐기물 늘어 발동동

(서울=뉴스1) 이광호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늘어난 일회용품과 포장재 쓰레기가 급증하는 추석 연휴를 보낸 5일 서울의 한 재활용센터에 쓰레기가 산더미 처럼 쌓여 있다.2020.10.5/뉴스1(서울=뉴스1) 이광호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늘어난 일회용품과 포장재 쓰레기가 급증하는 추석 연휴를 보낸 5일 서울의 한 재활용센터에 쓰레기가 산더미 처럼 쌓여 있다.2020.10.5/뉴스1


"비닐류와 작은 스티로폼은 각 세대에서 종량제 봉투에 넣어 배출해 주십시오."

최근 서울 구로구 항동 지구 아파트는 주민들에게 재활용 폐기물 수거대상에서 당분간 비닐 스티로폼을 뺀다고 공지했다. 이처럼 서울의 아파트 단지들에서 비닐 스티로폼의 수거 일시 중단 선언이 잇따라 '쓰레기 대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재활용폐기물수거업체가 "비닐 스티로폼을 되팔 곳이 마땅치 않다"며 수거에 난색을 표하면서 벌어진 일이다.



25일 수거업계 등에 따르면 코로나19 장기화로 택배, 배달 소비가 늘면서 플라스틱과 비닐류 배출량이 예년에 비해 1.5배 이상 늘었다. 중국이 2018년 쓰레기 수입 금지에 나섰고 필리핀 등 동남아로 보내던 불법 폐기물 수출도 봉쇄되면 폐기물 처리 문제가 심각해졌다. 전세계적인 경기하락과 저유가로 악화된 재활용시장 침체가 가속화한것이다.

심지어 국내 자원순환관련 시설엔 올들어 큰 불이 난 것도 수거업자들의 우려를 사고 있다. 인천리사이클링에서 지난 9월 화재가 발생한 결과 장비가 불에 타 비닐, 플라스틱류를 받기 어려운 상황인 것.



또 다른 납품처 한 곳은 최근 당국으로부터 영업정지 처분을 받는 등 거래처 상황이 어려워지자 수거업체도 아파트에서 재활용품 받기가 힘들어졌다.

수거업체 관계자는 "아파트에서 비닐, 스티로폼 등을 수거해간 뒤 납품할 곳이 없다"며 "돈을 더 주겠다고 해도 처리 못 한다고 하니 난감하다"고 말했다.

지난 20일 기준 서울 8개 자치구 20개 공동주택에서 재활용 수거 지연 사태가 나타났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배달·택배 등이 늘면서 배출량은 늘었지만 이를 재활용폐기물시장이 감당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민간 선별장 154개소 기준 재활용품 주간 반입량을 보면 추석 연휴 직전 2만3555톤에서 추석 연휴 직후에는 2만6846톤으로 13.9% 증가했다. 반면 선별 후 공병이나 플라스틱 등을 납품해 가는 공장으로 반출된 양은 같은 기간 1만2836톤에서 1만1939톤으로 6.9% 줄었다. 수거해 온 재활용품 규모는 크게 늘었는데 내보낼 길이 없어 쓰레기 적체 현상이 심화하고 있는 것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올봄부터 계속된 재활용품 단가 하락 문제에다 추석 연휴 사람들이 이동을 자제하면서 물류 이동이 크게 늘어난 후유증이 한 달 이상 계속되고 있다"며 "수거 업체가 재활용품을 납품처로 이송해야 하는데 납품처에서 안 받겠다고 하니 문제가 도미노처럼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아직까지는 수거를 아예 안 하겠다고 거부한 업체는 없고 지연 사태로 파악되고 있다"며 "국소적으로 상황이 악화되면 자치구에서 공공수거로 정체를 뚫어주도록 대책을 바로 시행할 수 있게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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