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석 의원 "광주순환도로 불법 로비 '맥쿼리' 부실 수사"

뉴스1 제공 2020.10.23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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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경찰, 브로커에 청탁·이권 준 맥쿼리측 입건도 안 해

세금먹는 하마로 불리는 광주제2순환도로 1구간. /© News1세금먹는 하마로 불리는 광주제2순환도로 1구간. /© News1


(광주=뉴스1) 박준배 기자 = 광주경찰청이 광주 제2순환도로 1구간 사업 재구조화 협상 불법 로비사건 수사과정에서 다국적 투자회사 '맥쿼리한국인프라투융자회사'에 봐주기 수사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이형석 더불어민주당 의원(광주 북구을)은 23일 보도자료를 통해 "불법 로비를 벌인 김모씨(55)에 대한 광주지법 1심 판결문을 분석한 결과 경찰 수사의 부실 축소의혹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김씨는 지난 6월 변호사법 위반, 뇌물공여, 업무상 횡령·배임 혐의 등으로 징역 3년6월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이 의원은 "광주경찰청은 졸속·부실 협상의 단초가 된 협상단 구성 과정에 대해 전혀 조사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맥쿼리가 광주시와 본격적인 협상 시작 전인 지난 2016년 1월 '눈엣가시' 같은 존재인 강모 회계사를 협상단에게 배제해달라고 브로커 김씨에게 청탁해 성사시킨 것으로 추정했다.

강 회계사는 대구시 감사관 재직시절, 맥쿼리와 협상을 통해 '범안로 민자사업' 구조를 바로잡고 2000억원의 예산을 절감한 주인공이다. 이후 서울시 등은 그의 협상 사례를 벤치마킹해 수조원의 예산을 절감했다.

강 회계사는 윤장현 당시 광주시장을 만나 5000억원의 예산을 절감할 수 있다고 장담했다. 광주시는 강씨와 자문 협상 체결 계획이었으나 맥쿼리 청탁으로 협상에 참여하지 못했다.


강 회계사가 배제된 이후 맥쿼리 자회사인 제2순환도로 1구간 사업시행사와 브로커 김씨는 모두 30억원에 달하는 통행료수납용역 계약을 체결했다.

이형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9일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2020.10.19 /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이형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9일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2020.10.19 /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판결문을 보면 맥쿼리 자회사 총괄전무 박모씨는 2016년 9월 광주의 한 식당에서 브로커 김모씨를 만나 거액의 이권을 챙겨주는 조건을 제시하며 맥쿼리에 유리한 방향으로 협상을 이끌어달라고 사주했다.

브로커 김씨가 유리한 협상안을 이끌어내자 김씨의 동생이 자금을 관리하는 '페이퍼 컴퍼니'로 5억여원이 송금됐다.

이형석 의원은 "광주순환도로 '사업 재구조화' 협상은 맥쿼리 청탁을 받은 브로커의 농간으로 광주시 이익을 위해 나선 전문가가 배제된 이후 '맥쿼리에 의한 맥쿼리를 위한' 협상이 되도록 협상단이 짜여졌다"며 "그런데도 광주경찰청의 수사는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광주경찰청은 김씨와 김씨 동생만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불구속 송치하고 맥쿼리측 인사들은 입건조차 하지 않았다. 강모 회계사를 대상으로 한 참고인 조사는 물론 전화 한 통화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 의원은 "경찰의 부실 축소 수사로 광주시와 맥쿼리 간 협상이 졸속으로 이뤄졌고 결과적으로 광주 시민들의 편익이 크게 훼손됐다"며 "광주 제2순환도로 1구간 사업 재구조화 협상 수사 전반에 대한 진상조사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맥쿼리측 인사들이 불법 로비를 한 정황이 뚜렷함에도 경찰 수사망을 피해간 만큼 재수사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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