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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아들, 쿠팡 근무 1년만에 몸무게 15kg 줄더니…결국 과로사"

머니투데이 정경훈 기자 2020.10.22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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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핑 물류센터 일용직 노동자 고(故) 장덕준씨(27)의 유족이 쿠팡에게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장씨의 아버지는 "아들을 곰처럼 부려먹다가 허무하게 죽음으로 몰고 간 쿠팡은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근무 마친 뒤 욕실에서 숨진 장씨…"야간 노동은 과로사 원인"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가 22일 오후 3시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앞에서 과로사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정경훈 기자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가 22일 오후 3시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앞에서 과로사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정경훈 기자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과로사위)는 22일 오후 3시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앞에서 '쿠팡 규탄 및 유가족 면담 요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회견에는 장씨의 아버지가 참여했다.

과로사위와 유가족에 따르면 경북 칠곡 소재 쿠팡 물류센터에서 일용직으로 근무하던 장씨는 지난 12일 오전 6시쯤 퇴근 후 자택 욕실에서 숨졌다.



과로사위는 "장씨는 해당 물류센터에서 약 15개월 동안 일했다"며 "보통 오후 7시부터 다음날 새벽 4시까지 주 5일을 일했고 가끔은 1시간에서 1시간30분까지 연장근무나 주 6일 근무를 했다"고 밝혔다.

과로사위는 "태권도 3단으로 건강했던 장씨는 입사한지 1년만에 체중이 15kg가량 빠지고 코로나로 한참 물량이 늘어나던 시기에는 무릎이 안좋아져 보호대를 차고 일했다"며 "현장 동료들 증언에 의하면 물량이 늘어도 센터에서는 인력 충원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용노동부 고시를 보면 산업재해 판정시 야간 근무는 근무 시간의 30%를 가산해 계산한다"며 "주 40시간 이상의 야간노동은 과로사의 원인이 된다고 한다"며 장씨의 사망은 과로사가 분명하다고 했다.

이와 관련 쿠팡 측은 장씨 사망 소식이 알려진 직후 입장을 내 장씨의 사인이 과로사임을 부인했다. 쿠팡 측은 장씨가 비닐과 빈 종이박스를 공급하는 등 강도가 상대적으로 약한 작업을 맡았고, 단기직원도 주 52시간 일하지 못하게 모니터링을 해왔다는 입장이다.

"다른 사람 기피하는 일 아들이 맡아"..."쿠팡, 무책임하게 죽음으로 몰고갔다"
22일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앞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 기자회견 /사진=정경훈 기자22일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앞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 기자회견 /사진=정경훈 기자
장씨 아버지는 "쿠팡도 모르는 아들의 일을 설명하겠다"며 "아들은 카트를 끌며 주문된 물건을 옮기는 일를 하며 시간 당 5만보를 걷기도 했는데, 이는 5분 이상 움직임이 없으면 호출을 하고 실력 향상이 되지 않으면 일용직 승인을 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열심히 하고 잘 하니까 200~600kg 나가는 물품을 코너마다 운반해 정리하는 '워터'를 시켰다"며 "쿠팡 알바 후기에서도 '워터만 피하면 된다'는 글이 많은데, 다른 사람들이 기피해 할 사람이 없게 돼 아들이 계속 맡았다"고 했다.

아울러 "보통 마감시간을 앞둔 2시간은 지옥이라 불리는데, 아들은 마감시간 때도 가장 오래 일하고 잘한다는 이유로 취약부분에 투입돼 1인 4역을 했다"며 "아들은 2년 근무 후 무기계약직이 될 수 있다는 데 희망을 걸고 일했는데 아들을 곰처럼 부려먹다가 허무하게 죽음으로 몰고 간 쿠팡은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했다.


과로사위는 "쿠팡은 현재 유족 면담조차 거부하고 있다"며 "같이 일하던 동료들이 직간접적으로 빈소에 왔을 뿐 쿠팡 측은 조문은 물론 조화 하나 보내지 않았다"고 했다.

강규혁 과로사위 공동대표는 "이번 사건은 쿠팡의 민낯을 드러냈다"며 "최근 국민이 재벌 택배사를 혼내주셨기 때문에 이들이 대책을 내놓고 있는데, 국민들께서 쿠팡에 대해서도 '빠른 배송'에 힘을 실어주지 말고 '공정한 배송'에 힘을 실어주시기를 호소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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