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드론이 안전 점검..'SOC 디지털화' 기술들

머니투데이 중기협력팀 이유미 기자 2020.10.30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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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 속 중소벤처기업] 딥인스펙션·아이원랩·제이씨현시스템

최근 정부가 발표한 '2021년 예산안' 중 SOC(사회간접자본) 예산은 올해보다 11.9% 늘었다. 총 26조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이 가운데 눈에 띄는 게 'SOC 디지털화' 항목이다.



△도로·철도 △공항·항만 △수자원 △재난대응 등 4대 SOC 분야에 디지털 관리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사업이다. 노후화된 국가 인프라 안전을 첨단 기술로 확보하겠다는 취지다. 1995년 성수대교 붕괴 후 생긴 '시설물의 안전관리에 관한 특별법' 제정 이래 시설물을 주기적으로 점검·보수해 왔는데 여기에 AI(인공지능), 드론까지 접목하겠다는 것이다. 관련 업계에서는 디지털화로 기존 방식보다 유지·보수 등에 들어가는 비용을 30%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기술 상용화도 속속 이뤄지고 있다.

AI로 시설물 안전검사 자동화
서울시는 오는 2021년 'AI 시정'을 본격화하고 하수관로 결함탐지에 AI를 도입한다. 천공, 돌출 등 결함을 육안이 아닌 AI로 판독하는 것이다. 여기에 필요한 데이터셋은 딥익스펙션(대표 이철희)가 구축 중이다. 공공시설물 안전검사 자동화 솔루션 개발 능력을 인정받아 수주했다.



'터널 안전점검 자동화 기술'이 적용된 서울시 남산1호터널/사진제공=딥인스펙션'터널 안전점검 자동화 기술'이 적용된 서울시 남산1호터널/사진제공=딥인스펙션


2019년 서울시 남산1호터널 안전 점검 프로젝트에도 이 회사 기술이 쓰였다. AI 기반 고속 주행이 가능한 터널 안전점검 자동화 기술이다. 에스큐엔지니어링, 한양대학교 에리카산학협력단과 함께 개발했다. 국토교통부로부터 898호 신기술(NET) 인증도 받았다. AI 시설물 점검 시스템 업계 최초의 NET 인증이다.

딥인스펙션은 최근 한국수자원공사와 '댐 시설물 지능형 진단체계 구축 용역' 계약도 체결했다. 수자원과 댐 시설물 관리를 효과적으로 할 수 있는 로드맵 구축에 나설 계획이다. 이들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으로부터 기술 출자받은 '대규모 딥러닝 HPC(고성능 컴퓨팅) 시스템'을 십분 활용 중이다. AI가 시설물 점검 관련 정보를 습득하는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이철희 딥인스펙션 대표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방부 등과 8개의 검증사업 및 기술이전 사업을 진행 중"이라고 했다. 이어 "원천기술 개발을 위해 노력해 왔기 때문"이라면서 "영상 AI 기업들이 대부분 딥러닝에 집중할 때 6개의 XAI(설명가능 인공지능) 특허와 메타러닝·강화학습 기반 객체인식 특허를 출원하는 등 미래 지향 기술에 힘쓸 것"이라고 했다.


고성능·저전력 드론으로 신뢰 높여
정혁준 아이원랩 대표는 시설물 안전 점검에 특화된 지능형 드론 개발에 한창이다. AI(인공지능)로 박사 학위를 받고 건국대학교 초빙 교수로 재직하던 중 이 길로 뛰어들었다. 10년 전부터 드론 마니아로 활약했던 터였다. 그는 한국 최초의 드론 대회 드론톤(2015)에서 대상을 받은 데 이어 국제로보월드(2017)에서 AI 드론으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상을 탔다.

이 회사 드론은 통상 시설물 관리에 쓰이던 드론과는 다르다. 드론 내에서 복잡한 AI 연산 처리가 가능한데, 38㎝ 정도로 소형이다. 통상의 드론이 시설물 안전 사각지대를 비행하면서 데이터를 모으는 데 초점이 있었다면, 이 드론은 스스로 알아서 안전점검을 실시한다. 1Kg·38㎝의 기체에 시설물 안전진단 전문가가 탑승하고 있는 셈이다. 이 때문에 실시간 피드백이 가능하다. 균열, 녹 등을 발견하면 이 정보를 곧바로 지상으로 전달한다. 드론이 촬영한 것들을 메모리에 담아 재확인하는 등의 번거로움을 줄일 수 있다.

소형기체인 만큼 안전하다. 추락 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미터급 기체보다 더 오래 비행할 수 있는 데다 객체인식 등의 기능 덕에 비행 중 사람이나 장애물을 비켜가는 것도 가능하다. 추후 건설 산업에도 적용할 수 있다.

정 대표는 "중국 DJI, 미국 스카이디오 제품들과의 스펙을 비교해도 경쟁 우위가 있다"면서 "비행 위험상황을 인지하면서 시설물 진단이 가능한 소형 기체 개발 사례는 전무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드론 제어보드와 소프트웨어까지 직접 개발해 K-드론을 글로벌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율비행·다중비행으로 '미션임파서블'
대형 화재가 발생하거나 인질극·테러 등의 비상 상황이 발생하면 재난 컨트롤타워가 발동된다. 컨트롤타워와 소방, 경호, 구급 요원 등은 공조를 펼치는데, 상황의 경중에 따라 인력이 접근하는 게 힘들 때가 있다. 드론은 이 위험을 대신 짊어질 수 있다. 여러 대의 드론을 띄우고 미션을 부여할 수 있는 솔루션은 제이씨현시스템(대표 차현배, 차중석)이 개발했다.

이 회사의 '드론 SSR'(스마트감시정찰)은 숙련된 드론 조종자 없이 다수의 드론이 현장 수색 요원처럼 임무를 수행하게 한다. 경로를 지정해 자율비행이 가능한 셈이다. 중앙 제어센터에서 원격으로 임무를 부여할 수 있어 현장 드론 운영 요원이 별도로 필요 없다. 필요에 따라 GUD(항공용수신장비)로 지상의 영상을 전달할 수 있다. 현장 인력은 드론으로부터 지휘 통제 메시지를 받기도 한다.

제이씨현시스템 측은 "비행 제어 기술과 조종 경감은 드론 확산에 기여할 것"이라며 "산불 감시 및 산림 관리, 군경, 보안, 시설물 검측 등에 널리 쓰일 수 있다"고 했다.

'드론 SSR' 개요도/사진제공=제이씨현시스템'드론 SSR' 개요도/사진제공=제이씨현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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