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뉴딜에서 찾는 투자 기회…숨겨진 수혜주도 '주목'

머니투데이 김사무엘 기자 2020.10.22 0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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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뉴딜엑스포]대규모 확장 정책+글로벌 추세…대규모 자금 유입 기대

그린뉴딜에서 찾는 투자 기회…숨겨진 수혜주도 '주목'


정부가 역점 사업으로 추진하는 ‘한국판 뉴딜’은 투자자 입장에선 더 할 나위 없는 좋은 기회다. 정부가 의지를 가지고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는 사업인 만큼 관련 산업으로의 낙수효과와 이익 증대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판 뉴딜의 한축인 그린뉴딜은 글로벌 경제의 패러다임 변화와 맞물린다.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다. 중간에 사업이 중단되거나 투자가 줄어들 가능성은 희박하다. 그린뉴딜 관련 기업에 관심을 둬야하는 이유다.



증권가도 앞다퉈 그린뉴딜 수혜업종에 대한 분석을 내놓는다. 현대차나 LG화학 등 기존에 잘 알려진 대기업부터 전방산업 밸류체인(가치사슬)에 엮여있는 중소기업까지 다양하다.

물론 옥석을 가리는 일이 중요하다. 하지만 그린뉴딜이 단기 이벤트가 아닌 중장기 프로젝트란 점에서 밸류체인 전반에 관심을 두고 숨겨진 수혜주를 찾는 노력 역시 게을리 해선 안된다. 정책 자금과 시중 유동성이 꾸준히 유입된다면 그린뉴딜 내 순환매 장세도 기대할 수 있는 요소다.
350조+α 쏟아붇는 한국판 뉴딜…증시엔 호재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추진하는 한국판 뉴딜에는 2025년까지 총 350조원 이상의 정부·민간 자금이 투입될 예정이다. 정부의 주요 추진과제를 수행하기 위한 160조원을 비롯해 △뉴딜펀드 20조원 △정책금융기관 대출 및 특별보증 100조원 △주요 금융지주 금융지원 70조원 등이다.



약 100년 전 미국 경제를 살렸던 뉴딜 정책을 ‘한국판 뉴딜’로 다시 끄집어낸 것은 그만큼 정부가 적극적으로 재정을 집행하겠다는 의지가 담겨있다. 미국은 과거 뉴딜 정책으로 경제뿐 아니라 증시도 살아난 경험이 있다.

미국의 거시경제연구소 ‘매크로파이낸스 앤 매크로히스토리랩’에 따르면 1930년대 대공황으로 70% 이상 폭락했던 미국 증시는 뉴딜 정책이 본격 추진된 1933~1936년 동안 연평균 16% 가량 상승세를 보였다. 경제가 살아나고 돈이 돌기 시작하자 경색된 자본시장도 활기를 찾기 시작한 것이다.

한국판 뉴딜에서도 좋은 투자 아이디어를 찾을 기회는 충분히 있다. 한국판 뉴딜은 크게 디지털 뉴딜과 그린뉴딜 2개 축으로 구성된다. 디지털 뉴딜은 디지털 사회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기 위한 인프라 구축에 초점이 맞춰진다. 그린뉴딜은 기존 산업을 저탄소·친환경 산업으로 만드는 것이 목표다.


이 중 그린뉴딜은 전세계적인 탄소배출 감축과 신재생에너지 산업 확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투자 증가 등의 영향으로 이젠 거스를 수 없는 추세가 됐다. 한국판 뉴딜 160조원 중에서도 그린뉴딜 집행 계획이 73조4000억원으로 디지털 뉴딜(58조2000억원)보다 비중이 높다.

그린뉴딜 1. 그린 리모델링
그린뉴딜의 세부 추진사업을 살펴보면 투자 아이디어를 찾을 수 있다. 그린뉴딜의 주요 사업으로 △그린 리모델링 △그린 에너지 △친환경 미래 모빌리티가 추진된다. 디지털 뉴딜과 융합한 사업은 △그린 스마트 스쿨 △스마트 그린 산업단지 △디지털 트윈 △국민안전 SOC 디지털화 등이다.

그린 리모델링은 건축물의 단열성능 강화, 신재생에너지 사용 등으로 탄소배출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리모델링 하는 것이다. 그린 리모델링에는 2025년까지 약 5조4000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그린 리모델링의 핵심은 고성능 단열재 교체와 태양광 설치인 만큼 관련 기업이 큰 수혜를 받을 것으로 분석된다.

친환경 건축자재 업체 중에서 증권사들이 주목하는 기업은 LG하우시스, KCC, 하츠, 벽산 등이다. LG하우시스는 에너지 절감형 PVC(폴리염화비닐) 창호와 각종 친환경 건축 자재를 판매한다.

KCC 역시 불에 잘 타지 않는(불연) 소재의 단열재와 친환경 소재 판매로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하츠는 환기청정기 제품, 벽산은 친환경 페인트 등이 뉴린뉴딜의 수혜 포인트다.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는 조명인 LED(발광 다이오드)조명 업체들도 그린뉴딜 수혜주로 꼽힌다. 서울반도체와 금호전기 등이 있다.

태양광 에너지는 건축물 내에서 에너지를 자급자족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든다. 그린 리모델링이 전국적으로 확대된다면 태양광 수요도 그만큼 늘어난다.

국내 주요 태양광 관련 기업으로는 한화솔루션과 OCI가 꼽힌다. 이외에도 신성이엔지, 레이크머티리얼즈, 에스에너지 등이 태양광 관련 부품을 생산하는 밸류체인으로 엮여있어 주목할 만하다는 분석이다.
그린 뉴딜 2. 그린 산단
스마트 그린 산단은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낙인이 찍혀있는 산업단지를 친환경 설비와 IT(정보기술) 인프라 등을 통해 고효율·저오염 단지로 탈바꿈하는 것이다. 그린 산단 사업에는 약 4조원의 정부·민간 자금이 투입될 계획이다.

그린 산단에서 가장 주목받는 분야는 폐기물 처리 업체다. 산업단지를 친환경으로 만들려면 무엇보다 공장에서 배출되는 폐기물과 오염물질을 적절히 처리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상장사 중에서는 코엔텍, 인선이엔티, 와이엔텍 등이 폐기물 처리업체 대표주자다. 코엑텍은 울산·영남권을 기반으로 폐기물을 매립·소각 처리하는 기업이다. 고수익성(올해 예상 순이익률 32.7%)과 5%대의 배당수익률 등이 투자 포인트다.

인선이엔티는 건설폐기물을 주로 처리한다. 폐기물 처리단가 상승으로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173% 급등했다. 지속적인 사업 확장으로 당분간 실적 고성장이 예상된다는 분석이다. 산업용 폐기물 처리업체인 와이엔텍 역시 환경사업 부문의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된다.
그린뉴딜 3. 그린 에너지
그린뉴딜에서도 친환경 에너지는 가장 기본이다. 수소 에너지의 연구 개발이 한창인 가운데, 풍력은 수소를 생산하기 위한 전력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국내에서는 효성첨단소재, 한화솔루션, 두산퓨얼셀 등이 수소 관련 기업으로 유명하다. 밸류체인 중에서는 △고체산화물 연료전지를 생산하는 미코 △현대차에 수소 탱크를 공급하는 일진다이아 △자회사를 통해 수소스테이션, 수소발생기 사업을 하는 이엠코리아 △수소차용 수소제어밸브를 생산하는 세종공업 등을 주목할 만 하다.

정부가 지난 7월 한국판 뉴딜을 발표한 이후 관련 수혜주로 거론됐던 종목들은 대부분 한번씩 주가 급등을 경험했다. 하지만 이슈가 잠잠해지고 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일부 종목들은 조정을 겪기도 한다. 특히 밸류체인의 2~3차 밴더들은 기업 규모가 작다는 점에서 시장 변동성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그린뉴딜 수혜주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장기 투자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조언한다. KB증권 리서치센터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한국판 뉴딜은 2025년까지 구체적인 장기계획이 수립된 만큼 이슈에 따른 단기 투자가 아닌 보다 긴 시간의 투자가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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