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조 딜 SK하이닉스-인텔, 낸드 생산기술 어떻게 다른가?

머니투데이 오동희 산업1부 선임기자 2020.10.20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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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가 2019년 6월 개발한 128단 4D 1테라 낸드플래 메모리//사진제공=SK하이닉스SK하이닉스가 2019년 6월 개발한 128단 4D 1테라 낸드플래 메모리//사진제공=SK하이닉스


SK하이닉스가 20일 인텔의 낸드플래시 사업부문을 10조 3104억원(90억달러)에 인수키로 하면서 양사의 낸드플래시 기술의 차이점에 관심이 쏠린다.

SK하이닉스 (177,800원 ▲7,200 +4.22%)는 데이터 저장 셀 사이의 간섭을 없앤 CTF(전하 트랩 플래시: Charged Trap Flash) 방식인 반해, 인텔은 이보다 이전 기술인 플로팅 게이트(Floating Gate) 방식으로 낸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반도체 기업들은 약 30년간 플로팅 게이트(Floating Gate)를 통해 데이터를 저장해왔는데 2006년경부터 CTF 방식이 도입되면서 비휘발성 메모리의 개념을 완전히 바꿨다.

데이터를 저장하는 메모리반도체는 이를 기억하는 저장 장소가 필요한데, D램의 경우 트랜지스터는 단지 스위치의 역할만 하고, 캐파시터가 데이터 저장소로써 여기에 전하를 채우면 '1', 전하가 없으면 '0'으로 인식한다.



반면 비휘발성 메모리인 플래시메모리는 트랜지스터만으로 구성되는데, 컨트롤 게이트와 플로팅 게이트 등 2개로 구성돼 있다. 이 중 플로팅 게이트의 물질 상하에는 절연막이 있고, 그 내부에 전하를 저장해 쉽게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한다.

우물 밖에서 우물안으로 돌을 던져 넣는 것은 쉽지만, 우물 안쪽에서 우물 바깥으로 돌을 던져 내보내는 것은 힘든 것과 같은 원리가 플로팅 게이트가 전하를 가두는 방식이다.

10조 딜 SK하이닉스-인텔, 낸드 생산기술 어떻게 다른가?
플로팅게이트에 전하를 충전하는 것은 쉽지만 높은 전압을 가하지 않는 한 기존에 있는 전하가 외부로 내보내는 게 쉽지 않기 때문에 비휘발성의 성질을 갖는다.


이 플로팅 게이트의 원리는 1967년 미국 벨연구소에 근무하던 한국인 천재 공학자 강대원 박사가 최초로 개념을 정립해 비휘발성 메모리의 선구자 역할을 했다.

이같은 플로팅게이트는 반도체 회로가 미세해지면서 셀이 서로 너무 가깝게 인접함에 따라 셀 간 간섭이 발생하는 크로스 토크(Cross Talk)의 문제로 오작동이 생기게 됐다.

이 문제를 해결한 것이 CTF다. CTF는 구멍(Trap)이 많은 나이트라이드(질화물)를 절연체로 사용해 그 구멍 속에 전하를 채워 0과 1을 구분하게 하는 방식이다.
세계적인 반도체 공학자 강대원 박사.세계적인 반도체 공학자 강대원 박사.
기존에 도체인 플로팅 게이트가 데이터를 저장하면서 인접한 셀 사이에 전자가 서로 영향을 미치는 간섭이 발생하던 것을 부도체인 나이트라이드가 대신하면서 인접한 셀간 크로스토크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게 된 것이다.

현재 이 두 기술이 낸드플래시 생산에 사용되고 있으면, 플로팅게이트 기술도 진화하면서 대용량화로 가고 있지만, 미래 확장성에는 한계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에 따라 SK하이닉스가 인텔 낸드플래시 부문을 인수하더라도 일정 기간은 두 기술을 함께 쓸 수 있겠지만 그 이후에는 통합의 과정을 거칠 수밖에 없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SK하이닉스는 1998년 현대전자와 LG반도체의 D램 사업을 합병하면서 당시 기술표준 경쟁을 벌이던 DDR D램과 램버스D램을 함께 사용하다가 통합한 경험이 있다.

그 당시 DDR D램 방식을 채택했던 현대전자는 ASML 노광장비를, 램버스D램을 채택했던 LG반도체는 캐논과 니콘의 노광장비를 각각 사용했으나, 이후 현대전자 방식으로 안정적으로 통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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