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이석희-박정호…2년만에 또 터진 'SK M&A 레전드'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최석환 기자 2020.10.20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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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018년 12월19일 경기 이천 SK하이닉스 본사에서 열린 반도체 생산라인 M16 기공식에서 격려사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SK하이닉스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018년 12월19일 경기 이천 SK하이닉스 본사에서 열린 반도체 생산라인 M16 기공식에서 격려사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SK하이닉스


'최태원-이석희-박정호'. SK하이닉스 (183,000원 ▲4,800 +2.69%)가 20일 발표한 인텔 낸드플래시 인수전의 주역으로 이들 세 사람의 삼각 플레이가 주목받는다.



SK그룹 최태원 회장의 결단과 이석희 SK하이닉스 대표의 반도체시장 통찰력, SK하이닉스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는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의 글로벌 M&A(인수합병) 노하우가 국내 최대 M&A 성공사례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이번 인수전은 인텔이 낸드플래시 사업 정리를 시사했던 지난해부터 1년 이상 극비로 진행됐다. SK하이닉스의 인수 발표 5~6시간 전에 미국 월가를 통해 소식을 접한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일부 외신이 짤막한 기사를 낼 때까지 양사가 협상을 진행 중이라는 소문조차 돌지 않았다.



최태원-이석희-박정호…2년만에 또 터진 'SK M&A 레전드'
글로벌 반도체시장의 지각변동이 예상되는 빅딜인 만큼 양사 모두 신중에 신중을 거듭했다. SK그룹 관계자는 "발표 직전까지 그룹에서도 인수건을 아는 사람이 손에 꼽을 정도였다"고 전했다.

인수전의 시작은 SK하이닉스의 낸드플래시 부문 강화가 고민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D램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약한 낸드플래시 부문을 두고 이석희 대표가 인텔 낸드플래시 사업 인수 타당성 등을 검토하면서 딜 초반 논의를 주도했다. 이 대표는 특히 2000~2010년 인텔에서 근무하면서 인텔 내부 사정에 해박해 초반 논의를 탄탄하게 뒷받침한 것으로 알려졌다.

협상 과정에서는 SK그룹 최고의 M&A 해결사로 불리는 박정호 사장이 수완을 발휘했다. 박 사장은 2018년 도시바메모리(현 키옥시아) 지분 투자 당시에도 협상이 겉돌 때마다 일본으로 건너가 협상을 지휘했다. 박 사장과 함께 SK텔레콤에서 근무하다 2018년 말 SK하이닉스로 자리를 옮겨 미래전략담당을 맡고 있는 노종원 부사장도 이번 딜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최태원-이석희-박정호…2년만에 또 터진 'SK M&A 레전드'
인수전의 마침표는 최태원 회장이 직접 찍었다. 반도체 불황기였던 2012년에 하이닉스 인수를 직접 결단했던 최 회장이 이번에도 뚝심을 발휘했다는 후문이다. 최 회장은 2012년 당시 "나의 애니멀 스피릿(동물적 감각)을 믿어달라"며 하이닉스 인수에 반대하는 그룹 내부 목소리를 설득한 것으로 유명하다.

SK그룹은 하이닉스 인수 이후 2015년 OCI머티리얼즈(현 SK머티리얼즈)를 4800억원에, 2017년 LG실트론(현 SK실트론)을 1조원에 차례로 사들이면서 반도체 사업을 수직계열화했다. SK머티리얼즈는 반도체 제조용 특수가스를, SK실트론은 반도체 기판인 웨이퍼를 생산한다.

올 들어 SK실트론은 올해 5400억원을 들여 듀폰의 차세대 웨이퍼 실리콘카바이드(SiC) 사업부를 인수했다. SK머티리얼즈도 금호석유화학 전자소재 사업을 인수했다.

최태원-이석희-박정호…2년만에 또 터진 'SK M&A 레전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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