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핑크부터 마이클 조던…다큐, OTT와 함께 성장 중

뉴스1 제공 2020.10.20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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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핑크: 세상을 밝혀라' 스틸 컷 © 뉴스1'블랙핑크: 세상을 밝혀라' 스틸 컷 © 뉴스1


(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드라마나 영화 전용이라고 느껴졌던 OTT 플랫폼에서 다큐멘터리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이는 클릭 몇 번만으로 원하는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환경에 익숙한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를 겨냥해, 다양한 주제에 대해 엄선된 정보를 제공하는 인포테인먼트 콘텐츠가 증가한 데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특히, 자연이나 시사처럼 다소 진지한 주제에 국한된 장르라고 여겨지던 다큐멘터리가 재미와 다양성으로 무장하며 그 위상이 달라지고 있다.



다큐멘터리를 향한 달라진 시선의 대표적인 사례는 최근 공개된 넷플릭스 최초의 K팝 다큐멘터리인 '블랙핑크: 세상을 밝혀라'에서 찾을 수 있다. 이 다큐멘터리는 4인조 실력파 걸그룹 블랙핑크가 2016년 데뷔 후 글로벌 스타가 되기까지의 여정을 담은 작품으로, 기존 범죄 혹은 자연에 국한되었던 다큐멘터리의 장르를 확장시켰다는 평을 받고 있다. 20년 경력의 다큐멘터리 연출가이자 넷플릭스 인기 다큐멘터리 '소금. 산. 지방. 불'의 캐롤라인 서 감독이 연출을 맡아 화제가 됐다.

또한 하나의 문화 현상이라고 표현할 만큼 세계적인 흥행을 거둔 '마이클 조던: 더 라스트 댄스'도 대표적인 사례다. 미국 스포츠 전문 채널 ESPN과 넷플릭스가 공동으로 제작한 이 다큐멘터리의 첫 회는 미국에서만 634만명이 시청했으며, 회당 평균 시청자 수도 560만을 기록하며 ESPN 역대 다큐멘터리 최다 시청자 수를 기록했다.



'마이클 조던 더 라스트 댄스' 스틸 컷 © 뉴스1'마이클 조던 더 라스트 댄스' 스틸 컷 © 뉴스1
'마이클 조던: 더 라스트 댄스'는 넷플릭스를 통해 전세계 190개 국가에 소개되며 조던 신드롬을 일으켰다. 한국에서도 다양한 분야의 아이콘 45명이 자신에게 영감을 준 넷플릭스 작품을 추천하는 '마이 넷플릭스'에서 가장 많은 이들의 추천을 받은 작품도 '마이클 조던: 더 라스트 댄스'였다. 김연경과 아나운서 배성재 등 스포츠 관련 인사는 물론 포토그래퍼 목정욱, 뮤지션 마미손, 건축가 유현준까지 분야를 막론한 많은 이들의 추천을 받았다.

넷플릭스 관계자는 "넷플릭스는 국가와 언어를 넘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훌륭한 이야기는 다양성에서 출발한다고 믿는다"며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또한 굉장히 다채로운 주제를 다루며 모든 개인과 집단, 사회는 스크린으로 옮겨질 만한 고유의 스토리를 지니고 있다는 것을 입체적인 내러티브로 보여준다"고 말했다.

실제로 넷플릭스 다큐멘터리는 블랙핑크나 마이클 조던과 같은 누구나 아는 셀러브리티는 물론, 패럴림픽 선수들을 조명한 '불사조, 비상하다'와 비디오 게임의 역사를 다룬 '하이스코어'처럼 영상 콘텐츠로는 쉽게 접하기 어려웠던 다양한 인물과 분야를 조명한다. 또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부부가 프로듀서로 참여한 '아메리칸 팩토리'는 미국 내 노동 환경에 묵직한 화두를 던지며 아카데미 다큐 부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한편 '마이클 조던: 더 라스트 댄스'로 시작된 스포츠 다큐멘터리의 인기는 당분간 지속될 예정이다. 아마존 프라임이 지난 8월31일(영국 현지시각) 공개한 다큐멘터리 'All or Nothing'은 토트넘의 지난 1년간의 행보를 담았으며, 손흥민의 주연급 존재감이 예고되며 공개 이전부터 큰 화제를 모았다. 인천유나이티드 또한 국내 프로스포츠 구단 최초로 네이버 TV와 함께 다큐멘터리 '비상2020'을 제작하고 '네이버TV 오리지널'로 공개하고 있다.

이처럼 다큐멘터리가 인기를 끌면서 예능 등 다른 장르를 결합한 컨버전스 형태의 콘텐츠들도 등장하기 시작했다. 지난달 3일 MBC에서 첫 방영된 '다큐플렉스' 또한 MBC스페셜을 모태로 기존의 정통 다큐멘터리에서 외연을 확장한 팩츄얼 콘텐츠를 표방하며 정통 다큐멘터리를 비롯해 강연, 아카이브, 시트콤, VR 등 다양한 장르를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첫 회는 배우 박해진이 처음으로 MC에 도전한 렉쳐멘터리 '호모 언택트' 편이 방영되었으며, 콘텐츠 회사 '비보'로 다양한 콘텐츠를 보여주고 있는 송은이와 다큐에 시트콤을 접목한 새로운 형식의 작품도 선보일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다큐멘터리의 시청률이 높다는 사실만으로도 뉴스가 될 정도로 대중적인 다큐를 만나기 어려웠지만, 최근에는 다큐멘터리 주제가 셀러브리티나 스포츠처럼 다양해지는 동시에 장르와 포맷에 대한 대중들의 이해도가 높아지면서 폭넓은 연령층이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매력적인 콘텐츠로 부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OTT 서비스는 언제 어디서나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는 소비 패턴뿐만 아니라, 콘텐츠에 대한 시청자의 경험과 이해의 폭을 확장시켰다"며 "특히, 과거에는 방영 시간 등 여러가지 제약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접하기 어려웠던 다큐멘터리 장르에 새로운 문법과 다양한 주제의 콘텐츠를 선보이며 장르 자체의 진입장벽을 낮추는데 기여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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