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SK 하이닉스 분당사무소의 모습. /사진=뉴스1
증권가 전망은 나쁘지 않다. 그동안 약점으로 지적됐던 낸드플래시 경쟁력 강화를 위한 결정이라는 점에서 기대감이 높다. 다만 10조원이 넘는 투자금액에 대한 우려도 존재한다.
20일 SK하이닉스는 전날보다 1.73%(1500원) 내린 8만52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주요 내용 공시로 30분 늦은 9시30분 거래를 시작한 SK하이닉스는 초반 4.84% 급등했다고 곧 하락세로 전환했다. 낸드 사업에 10조원이 넘는 돈을 투자한다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2018년 1분기 이후 낸드 업황 사이클 움직임에 따른 인텔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10% 수준”이라며 “인텔 메모리 사업 인수가 SK하이닉스 단기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가능성은 낮다”고 밝혔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SK 하이닉스 분당사무소의 모습. /사진=뉴스1
SK하이닉스는 D램 부문에서 삼성전자에 이어 2위지만 낸드 부문은 5위에 그친다. 이번 인수가 마무리되면 SK하이닉스는 20%에 가까운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면서 업계 2위로 뛰어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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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인텔의 낸드 대련 생산시설과 관련 IP, SSD 기술 경쟁력 등을 즉시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도움이 될 것”이라며 “SK머티리얼즈, 솔브레인 등 낸드 관련 소재 업체의 공급량 증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도 “SK하이닉스의 eSSD 점유율 확대 등 장기적인 비즈니스 경쟁력 확대가 예상된다”고 평가했다.
경쟁사 이탈에 따른 시장 안정화 효과도 점쳐진다. 현지 보도가 나온 이후 미국 시장에서 웨스턴디지털과 마이크론 주가도 각각 8%, 2% 상승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메모리 반도체 산업의 역사에서 배운 교훈은 콘솔리데이션은 굿 뉴스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인텔이 메모리 사업을 구조조정하는 이유는 지속적 손실과 미중 무역 분쟁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미 인텔은 2018년 메모리 반도체 파트너였던 마이크론과 결별하는 등 메모리 사업 구조조정을 진행해왔다.
김경민 연구원은 "이미 삼성전자와 키옥시아가 석권하고 있는 낸드 플래시 사업을 유지하기보다 원천 기술을 보유한 옵테인에 집중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나은 선택"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