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서울 중구 모두투어 사무실이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무급 및 유급 휴직으로 텅 비어 있다. /사진=뉴시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코로나 여파로 하늘길이 막히며 국내 여행산업이 고사 위기다. 올해 초 팬데믹 단계에 접어들 때만 하더라도 여름을 기점으로 여행수요가 반등할 수 있다는 전망이 업계 안팎에서 나왔었지만 코로나 진정은 커녕, 오히려 확산세가 거세지며 기대감이 무너졌다. 인·아웃바운드 해외여행이 끊기며 주요 여행사들의 사업실적은 처참할 정도다.
증권가에선 두 업체가 2분기와 마찬가지로 3분기에도 최악의 실적쇼크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메리츠 투자증권은 하나투어의 3분기 연결 매출액과 영업손실을 77억원, -455억원으로 전망했다. 노(NO)재팬 직격타를 맞은 와중에도 하나투어의 지난해 3분기 실적은 1831억원이었다. 사실상 매출측정이 무의미한 수준이다. 모두투어의 경우 매출과 영업이익이 52억원, -87억원으로 예상된다.
하나, 둘 쓰러지는 여행사…고용대란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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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 업계 3위까지 올랐던 자유투어가 132명에 달했던 임직원을 올해 상반기 30명대로 줄였고, 이달 들어 나머지 인원도 전원 휴직에 돌입했다. 서울 청계천 인근 본사 사무실까지 정리하며 오프라인 영업활동을 전면 중단했다. 비교적 탄탄한 하드웨어를 갖췄다고 평가 받은 NHN여행박사 역시 전 직원 250명 중 10명을 제외한 나머지 인원에 대한 희망퇴직을 진행했다. 무급휴직 시행 3개월 만에 감원 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롯데그룹과 일본 최대 여행사 JTB가 합작한 여행사 롯데JTB도 최근 희망퇴직자 67명과 정리해고자 32명 등을 선정하는 등 감원에 나서고 있다. 장거리 노선에서 강세를 보인 참좋은여행도 모회사인 삼천리자전거가 매각예정비유동자산으로 분류한 상태다.
여행업계 시린 겨울 오나…"활로 마련해달라"
지난 3월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내 여행사 카운터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뉴스1
다만 여행업 종사자들이 일자리를 잃는 만큼, 중견 여행사들의 줄도산 사태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사업 고정비가 크지 않은 만큼, 인력을 최소화하고 라이선스를 유지한 채 산업이 활력을 되찾을 때까지 버티면 되기 때문이다. 사실상 영업중단을 결정하고 동면에 들어간 자유투어와 여행박사도 이 같은 선택지를 골랐단 분석이다.
현재 여행업계는 최소한의 영업이라도 가능하도록 '트래블 버블' 등 방역 모범국 간 여행교류 재개를 촉구하고 있다. 한국여행업협회(KATA)는 이날 성명을 통해 "9개월째 매출이 전무하고 유·무급 휴업과 휴직, 인력감축 등 온갖 방법으로 생존을 모색해 왔지만 더 이상 버티기 어려워 업계 10만 종사자들이 벼랑 끝에 서 있다"며 "해외 입출국자에 대한 14일 자가격리 조치 완화 방안을 만들어 주길 정부에 요청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