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랜드, 태양광업체와 마스크 7억 계약…"짜장면을 찌개집에서?"

머니투데이 김하늬 기자 2020.10.20 14:38
글자크기

[the300]

(서울=뉴스1) 박세연 기자 = 문태곤 강원랜드 사장이 20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 위원회의 강원랜드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0.10.20/뉴스1(서울=뉴스1) 박세연 기자 = 문태곤 강원랜드 사장이 20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 위원회의 강원랜드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0.10.20/뉴스1


강원랜드가 올해 2월 코로나19(COVID-19) 확산에 따른 '마스크 대란'이 터졌을 때 경기도의 한 태양광 개발업체 L사와 7억원 규모의 마스크 납품계약을 한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L사가 공급한 마스크는 미인증 제품인데다 계약서를 보면 제조업체와 납품업체가 모두 동일한 주소의 L사로 기록해놓고 유통마진을 600원 부풀린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강원랜드는 내부 감사를 추진하다 중단해 책임을 회피한다려는 것이냐는 지적이 국정감사장에서 나왔다.

20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최승재 국민의힘 의원은 산업통상자원부 산하기관(에너지공기업 등) 국정감사에서 "강원랜드가 마스크 30만장을 계약했던 L사는 태양광 산업하다가 어려워져서 과일 장사하던 업체다. 그 곳이랑 수의계약을 맺은 거다"며 "강원랜드가 (L사에) 먼저 연락했다고 했는데, 짜장면을 사려면 짜장면집에 연락해야지 왜 김치찌개 집에 하느냐?"고 따져물었다.



최 의원은 "강원랜드가 엉터리 L사와 수의계약을 단독으로 맺고 동일한 주소에서 1600원 구매, 2200원 납품으로 마스크 1장당 600원의 마진을 해 1억8000만원의 부당차익을 줬다"며 "강원랜드가 구멍가게도 아니고 확인만 해보면 알 수 있는거다. 엉터리 수의계약이다"고 질타했다.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최승재 미래통합당 의원이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미래통합당 소상공인 살리기 특위 제1차 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0.09.02.   photo@newsis.com[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최승재 미래통합당 의원이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미래통합당 소상공인 살리기 특위 제1차 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0.09.02. [email protected]
문태곤 강원랜드 사장이 "유통업체라 법상 (계약은) 가능했다. 제가 잘 했다는건 아니고요"라고 해명하자 최 의원은 "계약서를 보면 유통업체와 제조업체가 동일한 걸 바로 알 수 있다. 회계장부만 봐도 안다. 주소도 같다. 말이 안된다"고 질책했다.

이어 그는 "자격이 없는 업체를 물색해 7억원짜리 수의계약을 했고, 가격 부풀리기로 납품을 받았다. 불법 비자금 조성 정황으로까지 볼 수 있다. 따라서 위원회 차원의 고발과 감사원 감사를 요청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했다.


문 사장은 "2월 당시 마스크 재고가 없어서 여기 저기 전화를 돌리다 부득이하게 이 업체를 찾았다. 업무 처리 과정을 지금 살펴보니 미숙한 점이 있다"고 수긍했다.

그러면서 "뒤늦게 법적 조치 취하려 했는데 정선 경찰서에서 수사에 들어가서 자체 감사를 중단했다. 수사중인 사항이라서다"며 "지금 상황은 여기까지다. 비자금이라는 말은 처음 들어본다. 법적으로 비리가 있고 부정이 있다면 수사 결과에 따라 단호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답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