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부터 비쌌다"…빅히트, 공모가 어떻게 산정했나?

머니투데이 김태현 기자 2020.10.20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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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히트엔터테인먼트 코스피 상장 첫날인 15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1층 로비에서 빅히트의 상장 기념식이 열리고 있다. (왼쪽부터) 박태진 제이피모간 서울지점 대표이사, 박지원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HQ CEO, 윤석준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Global CEO, 방시혁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의장, 정지원 한국거래소 이사장, 임재준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장,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이사, 라성채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장보 /사진=공동취재단빅히트엔터테인먼트 코스피 상장 첫날인 15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1층 로비에서 빅히트의 상장 기념식이 열리고 있다. (왼쪽부터) 박태진 제이피모간 서울지점 대표이사, 박지원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HQ CEO, 윤석준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Global CEO, 방시혁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의장, 정지원 한국거래소 이사장, 임재준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장,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이사, 라성채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장보 /사진=공동취재단


빅히트 (230,000원 ▲1,000 +0.44%)의 하락세가 좀처럼 진정되지 않는다. 지난 15일 상장 직후 공모주 프리미엄을 노리고 진입한 개미들은 울상이다. 지나치게 높았던 공모가 탓에 개인투자자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는 불만도 나온다.



19일 빅히트는 전 거래일 대비 1만1500원(5.74%) 떨어진 18만9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상장 직후 상한가(35만1000원)을 기록한 이후 3거래일 연속 하락세다. 지난 16일에는 20% 넘게 하락하며 하한가에 근접하는 모습까지 보였다.

애당초 공모가가 지나치게 높게 산정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모가는 4단계를 거쳐 결정된다. 우선 공모가 산정을 위한 수요예측을 안내한다. 그 다음 기관투자자를 상대로 IR(기업설명회)을 실시한다. 이후 기관투자자의 수요예측을 접수하고, 주관사와 발행회사가 최종협의해 공모가격을 결정한다.



희망공모가가는 10만5000~13만5000원로 제시됐다. 이후 기관 수요예측에서 1117.25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최상단인 13만5000원이 공모가로 확정됐다.

빅히트의 경우 희망공모가 산정을 위한 기업가치 평가 단계부터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빅히트는 EV/EBITDA(기업가치/상각전이익)를 기업가치 평가 기준으로 삼았다. 평가 기준 자체에는 문제가 없지만, 비교 대상이 문제다.

빅히트는 비교회사로 △JYP △YG △YG PLUS (4,470원 ▲20 +0.45%)NAVER (187,400원 ▲300 +0.16%)카카오 (53,700원 ▼700 -1.29%) 등으로 선정했다. EV/EBITDA가 높은 기업들이다. JYP(23배), YG(42.94배), YG PLUS(63.25), NAVER(33.26배), 카카오(49.37배) 등으로 산출한 평균 EV/EBITDA는 42.36배다.


'불성실공시법인 지정'을 이유로 비교회사에서 제외되긴 했지만 에스엠 (87,800원 ▲2,400 +2.81%)의 EV/EBITDA는 5.94배에 불과하다. 비교회사에 에스엠까지 포함하면 평균 EV/EBITDA는 36.29배로 떨어진다. 빅히트의 공모가도 그만큼 낮아지게 된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업계 내에서 빅히트 공모가는 고평가됐다는 평가를 받아왔다"며 "앞서 지난 7월 거래소가 빅히트 상장예비심사 기한을 연장한 것도 지나치게 높게 설정된 공모가에 대한 설명이 부족했기 때문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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