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6월 항쟁처럼’...태국도 나흘 연속 반정부 시위

머니투데이 최연재 기자 2020.10.19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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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AFP/사진제공=AFP


코로나19 감염 위험 속에서도 수천 명의 태국 시민이 나흘 연속 방콕 거리에 모여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18일(현지시간) AFP·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날 방콕 거리에는 쁘라윳 짠오차 태국 총리의 퇴진과 왕실 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로 가득 찼다. 태국 정부는 비상사태를 선언하며 지난 15일부터 5인 이상 집회에 모이는 것을 금지하고 있지만 나흘 연속 수천 명이 모여 독재에 반대한다는 뜻이 담긴 '세 손가락 경례'를 하며 시위를 이어갔다.

이날 태국 경찰은 방콕 내 지하철역을 폐쇄하고, 시위대에 물대포를 쏘며 진압 시도를 했다. 하지만 시위대는 소셜 미디어를 통해 시위 장소를 변경하며 경찰의 진압을 최대한 피해 다녔다.



시위 대원 중 한 명은 연설에서 "그들은(왕실과 총리) 시위대를 체포하는 것이 막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소용없다. 우리가 모두의 지도자"라고 외쳤다.

태국 시위대가 국제 사회의 지지를 얻고자 한국어 등 여러 언어로 태국의 상황을 알리고 있다. /사진제공=트위터태국 시위대가 국제 사회의 지지를 얻고자 한국어 등 여러 언어로 태국의 상황을 알리고 있다. /사진제공=트위터
아울러 시위대는 국제 사회의 지지를 얻고자 한국어를 포함한 여러 언어로 시위의 정당성을 소셜 미디어에 알리고 있다. 이들은 한국어로 작성된 시위 포스터에 "1987년 한국의 6월 민주 항쟁과 같이 2020년 태국에서 민주화 운동이 다시 시작됐다"는 글을 적었다. 그러면서 시위대는 "우리의 외침이 더 널리 울려 퍼질 수 있도록 지구촌 시민 여러분의 지지가 간절하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시위대는 소셜 미디어에 ‘#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WhatIsHappeningInThailand)이라는 해시태그(#)를 달며 태국의 현지 상황을 최대한 퍼트리고 있다.


2PM 멤버 닉쿤이 "폭력은 참을 수 없다. 모든 사람들이 안전하길 바란다"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 /사진제공=트위터2PM 멤버 닉쿤이 "폭력은 참을 수 없다. 모든 사람들이 안전하길 바란다"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 /사진제공=트위터
남성 아이돌 그룹 2PM의 태국 출신 멤버 닉쿤도 시위를 지지하는 글을 트위터에 올려 주목을 받았다. 그는 "폭력은 참을 수 없다. 모든 사람이 안전하길 바란다"는 글을 게재해 시위대의 환영을 받았다.

이번 반정부 시위는 2014년 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잡은 짠오차 총리 정권이 지난 2월 야당을 강제 해산시키고, 반정부 인사가 납치되자 태국 대학생을 중심으로 일어났다. 시위대는 총리 퇴진은 물론 왕실 개혁을 요구하며 3개월째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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