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카, 공유차 중고 직접 판다…현대차와 맞경쟁할까

머니투데이 백지수 기자 2020.10.19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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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셰어링 쏘카 이미지 /사진제공=쏘카카셰어링 쏘카 이미지 /사진제공=쏘카


쏘카가 중고차 판매 사업을 시작했다. 쏘카는 중고차 판매 서비스 ‘캐스팅’을 19일 출시했다. 쏘카가 운행했던 차량이 대상이다. 쏘카가 매물로 내놓은 차량 중 마음에 드는 걸 골라 미리 타보고 살 수 있다. 쏘카가 다른 차량을 매입해 파는 게 아니기 때문에 당장은 중고차 매매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 하지만 시장 변수에 따라 쏘카가 향후 중고차 매매 사업에 직접 뛰어들기 위한 수순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중고차 ‘중개’ 아닌 ‘직접 판매’
쏘카가 이날 내놓은 차종은 투싼(2017년식), 스포티지(2017년식), 아반테(2016년식) 등 3종이다. 모두 쏘카가 공유차량으로 사용했던 차량들로 총 100여대를 매물로 내놓는다는 계획이다. 쏘카는 자체 차량 운영 데이터로 품질을 평가·분석해 판매 제품을 엄격히 선별해 전문 차량공업사의 품질 검사를 마친 매물들이라는 설명이다.

쏘카가 내세운 캐스팅의 최대 장점은 구입할 차량을 비대면으로 미리 타볼 수 있는 체험 서비스다. 카셰어링 이용료 수준의 10만원대 금액을 내면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차를 받아 하루나 이틀간 미리 타볼 수 있다. 캐스팅에서 판매하는 모든 차량에 대해 최대 500만원 한도 내 1년 2만㎞까지 무상으로 AS 서비스를 제공하는 보증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쏘카, 공유차 중고 직접 판다…현대차와 맞경쟁할까
뜨거워지는 중고차 매매 시장 직접 진출 노리나
쏘카가 ‘캐스팅’ 서비스를 내놓은 취지는 효율적인 자산 처분이다. 쏘카는 매년 신차를 구입해 공유차 서비스에 투입하고 3~5년쯤 지난 정상 차량들을 중고 처분했다. 중고 매매상 대신 중고차를 소비자들에게 직접 판매함으로써 쏘카는 자산 처분 비용을 효율화하고 이용자는 구매 비용을 줄일 수 있다. 기존 중고 거래 시장에서 소비자들의 불만사항이던 ‘정보 비대칭’도 줄일 수 있다.

쏘카 관계자는 “유통과정을 줄임으로써 소비자들은 시장가 대비 10% 이상 저렴하게 살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동시에 중고차 판매 서비스와 관련된 새로운 수익모델을 실험하는 창구로 활용하겠다는 포석도 깔렸다는 분석이다.


박재욱 쏘카 대표는 “쏘카의 비대면 서비스 노하우, 차량 관리 기술, 데이터 사이언스 역량을 결합해 소비자 위주의 새로운 중고차 구매 방식을 제안하고자 한다”며 “앞으로도 기술과 플랫폼을 통한 이동 선택권을 확대하고 유연하고 합리적으로 이동할 수 있는 모빌리티 생태계를 구축해 나가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4월 ‘타다 베이직’ 서비스를 중단하면서 위기를 맞았던 쏘카는 최근 600억원 투자유치를 전후로 가맹 택시 서비스 ‘타다 라이트’, 대리운전 중개 서비스 ‘타다 대리’ 등 모빌리티 영역 전반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이런 차원에서 ‘캐스팅’ 역시 지난해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기한이 만료된 중고차 매매 사업진출을 염두에 둔 서비스라는 시각도 있다. 중고차 매매 시장은 연간 20조~30조원으로 추정된다. 최근 현대차가 사업진출 허용 문제가 이슈가 되면서 중고차 매매 시장이 뜨거워지고 있다. 쏘카측 입장은 신중하다. 자칫 중고거래 시장의 반발을 살 수 있어서다. 쏘카 관계자는 “쏘카가 내놓는 매물은 100여대 규모로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극히 미미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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