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5배 늘어" "숨통 트인다"…1단계 첫주말 도심 웃음꽃

뉴스1 제공 2020.10.18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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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점상·시민들 모처럼 활기…곳곳에 폐업가게 보이기도
"한국인 마스크 잘 쓴다" 자국보다 안전하다는 외국인도

사회적거리두기 1단계 완화 후 첫 일요일을 맞은 인사동. 2020.10.18 © 뉴스1 서혜림 기자사회적거리두기 1단계 완화 후 첫 일요일을 맞은 인사동. 2020.10.18 © 뉴스1 서혜림 기자


(서울=뉴스1) 서혜림 기자 =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가 시행된 후 처음 맞는 일요일 오후 서울 종로구 인사동에는 오랜만에 웃음 꽃이 피었다.

18일 오후 3시부터 6시까지 만난 인사동과 종각역 일대 상인들은 그래도 지난 주보다 매출이 비로소 늘었다며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매출이 줄어 아예 가게를 접고 나오지 않았던 닭꼬치집 사장은 전날 4개월만에 불판을 '탁' 켰다.



"지난해에 비해서 50%정도밖에는 안 되지만 그래도 다행이지, 장사 통 못하다가 어제서야 나왔어, 빨리 예전처럼 북적북적거려야지, 이 거리도"

닭꼬치집 사장은 거리에 지나다니는 사람들을 보고 환히 웃었다. 사장에게서 꼬치를 주문하던 30대 커플도 나들이에 즐거운 듯 웃음짓고 있었다. 이들은 "마스크는 이미 생활화됐으니 어서 특정 장소에서 감염되는 사례만 좀 잡혔으면 좋겠다"며 오랜만에 도심으로 데이트를 나왔다고 했다.



인사동에서 수십 년 전통과자를 만들어 팔고 있는 할머니는 "물론 지난해보다는 덜 팔리지만 그래도 1단계 되니까 평소의 5배는 더 팔린다"며 "1단계가 되니까 코로나가 마치 없었던 것처럼 생각이 들기는 하는데 정말 그렇게 됐으면 좋겠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시민들도 이제는 마스크 쓰기가 생활화됐는지 보이는 사람 대부분 마스크를 끼고 음식을 주문하고 서로 대화했다.

"그래도 1단계 된 게 어디야, 유럽은 셧다운이라고 하는데 우리는 여기서 사람들 보고 있는데 용케 마스크 쓰고다니는거 보면 정말 신기해, 잘하는 것 같아"

인사동의 한 기념품 가게에서는 중년 여자 사장 2명이 오손도손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이들에게 '1단계가 된 후 좀 어떠시냐'고 물어보자 "이 정도까지 코로나19를 막아준 것만 해도 정말 대단하다"며 "바깥에서 사람들이 그래도 마스크를 쓰고 자유롭게 활보하니까 너무 다행"이라고 말했다.


이들에게 '지난해 코로나19가 없을 때와 비교해서는 어떠냐'고 물어보자 '말도 말라'며 고개를 저었다. 비교할 필요가 없다는 이야기였다. 여사장은 "세상은 완전히 바뀐 거야 코로나19 전후로, 그래서 비교할 필요가 없어"라고 말했다. 일단 최대한 방역을 하고 방역수칙을 지키면서 최선의 결과를 기다리자는 입장이었다.

인사동 화랑거리에서도 작가들과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일대의 한 아트센터 관계자는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일 때는 인원이 제한돼 사람들이 많이 오지 못했고 정말 사람이 텅텅 비었었다"며 "지금은 관계자들이랑 관람객이 그래도 다시 오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미술관에서도 전자·수기 출입명부를 작성하고 마스크 착용을 점검하고 있었다. 화랑 안에서는 작가와 관계자들, 지인들 여러명이 그림 앞에서 웃으며 서로를 촬영하고 있었다.

외국인들도 드문 드문 보이기 시작했다. 인사동 일대에서는 국내 관광을 온 외국인들이 드물게 보였다. 상인들은 '지난주보다는 외국인이 많아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일대를 지나던 관광객인 미국인 A씨(20대·여)에게 '코로나19 감염이 두렵지 않나'고 물어보자 "한국에서는 마스크를 다들 착용해서 우리 나라보다 안전한 것 같다"고 즐거워했다.

이날 오후 도심 일대를 관찰해보니 사람들은 서로 보이는 장소에서는 마스크를 대부분 쓰고 있었지만 카페나 음식점, 흡연구역 등 일부 사각지대에서는 마스크를 벗고 서로 이야기했다. 카페와 음식점, 주점에서는 사회적거리두기로 테이블간 간격을 띄우고 손님들에게 전자출입명부 등을 작성하게 했지만 음식을 먹으면서, 혹은 잠시 쉬고 있을 때 마스크를 안 쓰는 것을 일일이 제제할 수는 없었다.

종로2가 '젊음의 거리'의 한 곱창가게 사장은 "테이블을 건너서 하나씩 띄어서 앉게 하고 있다"며 "주말에는 조금 사람들이 많아졌지만 아직까지 크게 기대하기는 어렵고 확산이 되지 않는지 주의하면서 두고 봐야 하지 않겠나"고 말했다. 종로2가 일대 골목에는 사람들이 인사동보다는 많지는 않았지만 드문 드문 주점 등지에서 이미 식사를 시작한 젊은이들이 보였다.

코로나19여파 등으로 더 이상 세를 견디지 못하고 점포정리를 하는 가게도 곳곳 있었다. 인사동과 종각 일대 거리에는 그 동안의 불황을 견디지 못하고 이미 방을 뺀 빈 상가들이 스물에 하나는 보였다. 가게 바깥은 수십일동안 사람이 드나들지 않은 흔적이 역력했다.

폐업정리라는 방을 써붙인 스카프가게 주인은 '이제서라도 1단계로 바뀌어서 다행'이라고 말하면서도 이번달 수십년 지켜온 가게를 빼야한다며 체념한투로 웃었다. 뒤늦게 손님이 오기는 했지만 자신이 이 일대에서 장사하며 볼 수 있는 마지막 풍경이라고 하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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