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KIA전이 열린 잠실구장. /사진=뉴스1
지난 16일 LG가 7-0으로 앞선 7회말 1사 1,3루 상황. KIA는 1루수를 뒤로 빼며 주자를 묶지 않는 수비를 펼쳤다. 하지만 1루 주자 김민성은 1사 1,3루 상황서 양석환의 풀카운트 이후 타격 때 2루를 향해 뛰었다. 이를 두고 '사실상 백기를 든 KIA를 향해 LG가 자극한 것 아니냐'는 불문율 논란이 일었다.
윌리엄스 감독은 "야구는 늘 진화한다고 생각한다. 메이저리그도 젊은 층들을 겨냥해 세리머니와 배트 플립 등 많은 게 바뀌고 있다. 야구가 새로워지는 만큼 저같은 옛날 사람들도 적응할 필요는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결국은 선수들이 정하고 경기를 하는 거다. 그런 걸 확실히 하고 싶고 따르는 게 맞다고 본다. 그런 부분이 중요해 이야기를 나눴다"고 설명했다.
이어 "'개인을 위하는가, 팀을 위하는가' 하는 게 대화의 주된 내용이었다. 딱 선을 긋는 건 쉽지 않다. 예를 들어 한 팀이 10점 차로 지고 있다. 그때 지고 있는 팀이라 해서 포기할 단계는 아니다. 그 상황에서 어디까지는 괜찮다고 받아들일 수 있다. 반면 지고 있는 팀 입장에서는 '안 뛰어야 하나?' 하는 것들이 사실 애매할 수도 있다. 경기 상황에 따라 많은 것들이 달라진다 생각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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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중일 LG 감독(오른쪽)이 지난 8월 13일 잠실구장에서 선물한 기념 배트를 들고 윌리엄스 감독이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LG 트윈스 제공
류 감독이 윌리엄스 감독에게 가장 먼저 되물은 건 "메이저리그의 불문율은 뭡니까?"였다. 그러자 돌아온 대답은 "상대를 자극하지 말자"였다고 한다.
류 감독은 "7회 7점 이상 점수 차가 나면 지고 있어도 3볼-노스트라이크의 볼카운트에서 치면 안 된다고 하더라"면서 "저 같은 경우는 7점 차에서 볼카운트가 막혔을 때에는 뛰어도 된다는 생각을 한다. 결국 생각 차이다. 메이저리그에서 불문율을 배우는 게 있다. 이기고 있는 팀이 지고 있는 팀을 배려하면 서로 충돌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기고 있는 팀이 배려를 했는데, (불문율을 어길 시) 그걸 또 얕보는 걸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결국 두 사령탑의 결론은 불문율에 있어 '정답은 없다'였다. 류 감독은 "윌리엄스 감독한테 메이저리그 쪽만 생각하지 말고 KBO에는 이런 문화가 있다는 걸 이해해달라고 했다. 이해를 못하니까 화가 날 수 있는 거다. 상대를 최대한 자극하지 않는 차원에서 하면 된다. 그게 어느 선인지는 모른다. 정답이 없다"고 했다.
윌리엄스 감독 역시 "제가 일단 한국의 문화와 규칙들을 정확히 이해하는 게 가장 먼저라 생각한다"면서 "미국에서는 이와 같은 상황에서 정답을 이야기할 때 '당신이 10점 차로 지고 있지 않으면 되지 않나'하는 농담을 한다. 그 선이란 게 사실 애매할 때가 굉장히 많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정답이 없다"고 인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