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전까지 삼성카드에서 일하던 이주형 상무는 한국IBM, AT커니, 씨티은행 등에서 근무한 디지털분야 전문가다. 빅데이터를 이용해 삼성카드 고객들의 소비성향과 구매패턴, 비슷한 연령대 고객 선호도 등 314개 변수를 분석해 고객이 좋아할 만한 음식점 등을 추천하는 ‘링크(LINK)’가 그의 손에서 나왔다.
이런 사례는 적지 않다. 하나금융그룹은 2017년 말 삼성전자 전무를 역임한 김정한 씨를 하나금융융합기술원장에 임명했다. 그는 소프트웨어 분야 국내 최고 전문가로 삼성전자 재직 시절 메모리 반도체 관련 핵심 기술 개발에 참여하고 인문계 전공자를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육성하는 인재 양성 시스템(SCSA)을 추진했다. 김 원장은 인공지능(AI)을 통한 빅데이터를 고객 맞춤형 서비스로 개발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우리은행 역시 디지털사업을 이끄는 황원철 디지털금융그룹장(상무)은 20여년간 다양한 업종에서 금융 결제시스템, 디지털 솔루션 개발 등 디지털 혁신 프로젝트를 이끌다 2018년 6월에 합류했다. 손태승 회장이 우리은행장 시절 그를 뽑았다. 황 상무는 1994년 HP 아시아태평양 금융서비스 컨설턴트를 시작으로 퍼스트데이터코리아, KB투자증권, 동부증권, 하나금융투자 등을 거쳐 우리은행에 둥지를 틀었다. KB국민은행도 지난해 4월 윤진수 전 현대카드 상무를 데이터전략본부장(전무)으로 기용했다. 윤 전무는 삼성전자, 삼성SDS, 현대카드 빅데이터를 구축하고 운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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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혈주의가 매우 강한 은행권에서 임원급 인재를 외부에서 찾는 건 흔한 일이 아니지만 디지털 분야는 예외다. 엔지니어로서 전문성을 지닌 인재를 은행 안에서 찾기 쉽지 않아서다. 비대면 금융 경쟁도 은행들의 문턱을 낮춘 요인으로 작용했다. AI·빅데이터 등에 전문가가 귀해 구인란은 한동안 계속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