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재팬'에 유니클로 한국은 '아픈 손가락'…손해 얼마?

머니투데이 오정은 기자 2020.10.18 11:35
글자크기

유니클로 日 모기업 패스트리테일링 "주로 한국·미국서 발생한 1700억 손실 계상"

일본산 제품 불매운동 '노노재팬' 로고와 지난 8월 문닫은 유니클로 강남점 사진/사진=안은나 기자, 뉴스1일본산 제품 불매운동 '노노재팬' 로고와 지난 8월 문닫은 유니클로 강남점 사진/사진=안은나 기자, 뉴스1


#2019년 7월2일 한국에서 일본 불매운동이 시작됐을 때 유니클로는 불매의 최대 표적이 됐다. "유니클로 매장엔 개미 한 마리 얼씬하지 않는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불매 여파가 거셌지만 한국의 불매운동이 일본 유니클 본사를 강타할 수 없을 거란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유니클로의 모회사인 패스트리테일링의 글로벌 매출액 25조원에 비하면 한국법인 매출은 1조원 정도로 크지 않아서다.



지난 15일 패스트리테일링은 연간 실적(2019년 9월~2020년 8월)을 발표하며 해외사업 부문 매출이 8439억엔으로 17.7% 줄고, 영업이익이 502억엔으로 63.8% 감소했다고 밝혔다. 한일 관계 악화로 한국시장에서 일본 불매운동이 계속되는 가운데 북미와 유럽에서 코로나19(COVID-19) 확산 충격이 더해진 결과였다.

한국 비중이 미미하기 때문에 일본 유니클로 본사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거란 예측이 빗나간 셈이다. 일본 불매에 코로나19 여파가 겹치자 매출 감소폭이 가팔라지며 본사 실적에까지 타격을 준 것이다.



패스트리테일링 측은 "한국에서는 매출이 큰 폭으로 줄었고 영업적자를 기록했다"며 "한일관계 갈등과 코로나19 영향 때문"이라고 밝혔다. 국가별 수치를 공개하지 않았으나 주로 미국과 한국에서 발생한 손실로 인해 158억엔(1700억원) 손실 계상이 있었다고 했다. 작년 9월부터 올해 8월까지 한국에서 적어도 수백억원 적자를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8월 폐점한 유니클로 강남점 전경/사진=뉴스1 안은나 기자 지난 8월 폐점한 유니클로 강남점 전경/사진=뉴스1 안은나 기자
한국서 유니클로를 운영하는 에프알엘코리아(FRL코리아) 지분 49%를 보유한 롯데쇼핑은 작년 3분기 유니클로 지분법 손실로 212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4분기부터는 에프알엘코리아 실적을 공개하지 않았는데 지분법 이익에서 추정하면 300억원 이상의 적자로, 작년 7월부터 12월까지 6개월 동안에만 500억 넘는 적자를 기록했다. 이로써 작년 상반기 기록한 영업이익 대부분을 까먹으며 연간(1월~12월) 2000억원에 달했던 영업이익은 -19억원으로 큰 폭 적자전환했다.

하지만 한국에서의 일본 불매운동과 글로벌 코로나19 확산이 한창이던 기간 온라인 매출이 빠르게 늘며 부진한 오프라인 매출을 일부 상쇄하기도 했다. 일본 패스트리테일링은 코로나19 기간 해외 온라인 매출이 20% 증가했다고 밝혔다. 일본 내수에서 온라인 매출은 29.3%나 늘었다.


지난 1년간 유니클로는 한국에서 오프라인 매장은 지속적으로 줄이고 전략적인 지점에만 신규 점포를 내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불필요한 오프라인 점포는 줄이되 전략 지점을 새로 내고 온라인을 강화한다는 것이다.

작년 말 기준 유니클로 매장 수는 187개였으나 일본 불매운동이 시작된 이래 약 20여개 매장이 문을 닫았고 특히 지난 8월에는 유니클로 강남점을 비롯해 10개 매장이 줄줄이 폐점했다.

유니클로 온라인 앱 소개 유니클로 온라인 앱 소개
한국 유니클로는 이달 들어 스타필드 안성에 새 매장을 냈으며 지난달에는 부산 범일점을 개장했고 앞서 5월 롯데몰 광명점, 4월에 부산 삼정타워점을 열어 올 들어 모두 4곳이 새롭게 문을 열었다. 10월 기준 유니클로 전체 매장 수는 166개다.

또 유니클로는 온라인 접근성이 낮은 연령층도 유니클로 앱에서 손쉽게 옷을 쇼핑할 수 있도록 앱을 개편하고 최다 품목, 특별 사이즈 등 온라인에서만 만날 수 있는 상품을 비치하는 등 온라인 서비스를 크게 강화했다. 오프라인 매장에는 손님이 없어 한산해보여도 온라인에서는 품절되는 품목이 많아, 오프라인 수요 일부가 온라인으로 전환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