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 치트키 된 '그린뉴딜'…與 2050년 탄소 제로법

머니투데이 이해진 기자 2020.10.2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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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뉴딜엑스포]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미래전환 K-뉴딜위원회 그린뉴딜분과 간사 인터뷰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인터뷰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인터뷰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그린뉴딜이 글로벌 경제 치트키다"
문재인 정부가 포스트 코로나 시대 사회·경제 아젠다 중 하나로 그린뉴딜을 채택했다. 여당은 그린뉴딜기본법을 발의해 한국판 그린뉴딜의 토대를 깐다는 방침이다.



그 중심에 선 이가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다. 30대 초선인 이 의원은 민주당 미래전환 K-뉴딜위원회 산하 그린뉴딜분과 간사를 맡았다. 대형로펌에서 환경 변호사로 일했고 사단법인 '기후 솔루션'을 설립하기도 했던 이 의원은 정치권에 흔치않은 그린뉴딜 전문가다.

이 의원은 19일 머니투데이와 인터뷰에서 "극에 달한 경제와 기후, 두 가지 위기를 한꺼번에 극복하기 위해서는 그린뉴딜 밖에 답이 없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그린뉴딜은 '환경을 보호하자'는 교과서적 레토릭(수사)을 넘어 세계무대에서 강력한 개혁정책으로 자리잡고 있다"고 강조했다.



2007년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인 토마스 프리드먼이 들고나왔던 그린뉴딜은 미국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미국청정에너지안보법'으로 거듭났다. '기후변화는 과학적 사기(hoax)'라고 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 와 잠시 주춤했으나, 그린뉴딜은 올해 미국 민주당의 대선 주요 공약으로 다시 급부상했다.

특히 민주당의 신예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 코르테즈가 조 바이든 캠프에서 정책 방향타를 잡으면서 그린뉴딜 시계를 앞당겼다. 이 의원은 "앞으로 글로벌 주류정책은 그린뉴딜이라고 해도 무방하다"고 말했다.

'與 그린뉴딜기본법'에 담기는 "2050년 탄소 제로 사회"
글로벌 경제 치트키 된 '그린뉴딜'…與 2050년 탄소 제로법

한국은 다소 늦은 감이 있다. 녹색경제 이후 10년 만이다. 여당이 그린뉴딜 입법에 속도를 내는 이유다. 민주당은 이미 그린뉴딜기본법을 중점법안으로 채택했다. 이 의원이 대표발의를 맡아 당정협의를 거쳐 연내 발의할 예정이다.

그린뉴딜기본법에는 '2050년까지 탄소배출 제로('0') 사회로 간다'는 문구가 담길 예정이다. 이 의원은 "기본법에 담길 가장 중요한 내용은 '2050년까지 우리는 배출 제로 사회로 간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순 배출 사회로 가야한다고 법에 명시하는 것 만큼 시장에 던지는 명확한 시그널(신호)은 없다"고 강조했다.

그린뉴딜 컨트롤타워격의 범정부 기구 설치도 추진한다. 이 의원은 "지금까지 우리나라가 온실가스 감축이 안 됐던 이유는 권한이 부처별로 쪼개졌기 때문"이라며 "그린뉴딜 정책을 총괄하는 컨트롤타워로 그린뉴딜위원회(가칭) 설치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 의원은 "이명박 정부 때 환경부가 야심차게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정해놓고서, 에너지 섹터에서는 '경유차 확대(클린 디젤) 정책을 폈다"며 "2050년까지 순배출 제로 사회를 만들기 위한 장기 로드맵을 만들고 부처 간 실행계획을 점검할 범정부적 기구를 둬야 한다"고 말했다. 부처 간 엇박자가 나지 않도록 조율할 권한을 가진 컨트롤 타워 설치를 그린뉴딜 기본법에 담겠다는 것이다.

"'좌초자산'을 막아라" '탈석탄 4법'
글로벌 경제 치트키 된 '그린뉴딜'…與 2050년 탄소 제로법
이미 국회에 제출된 그린뉴딜 관련 법도 있다. 이 의원은 지난 7월 같은당 김성환 그린뉴딜분과 위원장, 우원식 의원, 민형배 의원과 '탈석탄 4법'을 발의했다. 법안은 한국전력공사, 한국수출입은행, 한국산업은행, 한국무역보험공사의 사업 범위에서 국외 석탄발전 수행 또는 투자를 제외시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한발 앞선 미국과 유럽에서는 금융분야의 '탄소 제로화'가 진행중이다. 여러 글로벌 금융기관이 석탄발전소 투자에서 손을 떼고 있다. 이 의원은 "시티은행, 홍콩상하이은행(HSBC), 스탠다드차타드 등이 석탄투자 철회를 선언했다"고 강조했다.

석탄금융이 더이상 매력적이지 않은데다 위험해서다. 2050년 탄소 배출이 '0'이 된다는 것은 곧 석탄금융 자산의 가치도 '0' 즉, '좌초자산'이 된다는 의미다. 국내 공적 금융기관이 최근 10년 동안 국내외 석탄화력발전소에 직접 금융제공한 규모가 20조원에 달한다.

이로 인한 한국의 좌초자산도 위험수준이다. 영국 싱크탱크 카본 트래커 이니셔티브(CTI)는 2019년 3월 발간한 분석 보고서 '저렴한 석탄, 위험한 착각'에서 좌초자산 위험이 가장 높은 나라로 한국을 꼽았다. 갈수록 수익성이 떨어지는 석탄화력발전을 버리지 못한다는 이유에서다. 한국 좌초자산 규모는 1060억달러(약 121조원)로 예상돼 2위 인도(760억달러·약 87조원)와도 큰 격차를 보였다.

그럼에도 한국전력은 지난 6월 인도네시아 석탄발전소 투자를 강행키로 했다. 이 사업은 한국개발연구원(KDI)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두 번이나 적자 사업으로 평가됐다. 급진적이란 일각의 비판에도 여당이 '탈석탄 4법'이란 단칼을 꺼내든 맥락을 보여준다.

탄소배출 제로가 가져올 일자리 대전환
글로벌 경제 치트키 된 '그린뉴딜'…與 2050년 탄소 제로법
탄소배출 제로가 되면 일자리에도 대전환이 일어날 전망이다. 국제재생에너지기구(IREA)가 2018년 주요국의 신재생에너지 종사자 규모를 파악한 결과 중국이 4100만명으로 가장 많았다. 뒤이어 브라질이 1100만명, 미국 85만5000명으로 상위권을 차지했다. 한국은 1만1650명에 불과해 말레이시아(9만8500명), 남아프리카공화국(6만6000명) 보다 적었다. 이에 정부는 지난 7월 2025년까지 73조4000억원을 그린뉴딜에 투자해 65만9000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린뉴딜 일자리라고 하면 '그린 리모델링' 공사에 투입되는 일용직 일자리를 떠올리기 쉽지만 이 의원은 '옛날 이야기'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예를 들어 현재의 전력시스템이 재생에너지 시스템으로 바꾼다는 것은 복잡한 IT 생태계가 새로 만들어지는 것"이라며 "첨단 일자리가 그만큼 창출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사라지는 직업군의 일자리가 문제다. 이 의원은 "전환의 과정에서 불가피한 일자리 문제에 대해서는 정부가 적극적으로 재교육과 재취업의 과정을 밟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2038년까지 석탄화력발전소 전면 폐쇄를 선언한 독일 사례도 소개했다. 그는 "독일은 탈석탄 영향에 노출되는 피해 지역의 경제와 종사노동자, 기업에게 400억유로(51조여원)을 투입하는 전환프로그램을 시작했다"며 "이같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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