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콜라 신임 CEO '충격 발언'에 주가 16% 급락

머니투데이 황시영 기자 2020.10.17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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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셀 신임 CEO "배저 트럭, 여러 프로젝트 중 하나에 불과했다"…GM과 9월30일 계약체결도 안돼

니콜라의 '배저' 수소 트럭 이미지/사진=니콜라니콜라의 '배저' 수소 트럭 이미지/사진=니콜라


미국 수소트럭 스타트업 니콜라의 주가가 또 급락했다. 니콜라의 신임 최고경영자(CEO)가 배저(Badger) 픽업트럭의 중요성을 과소평가하는 발언을 하면서부터다.

마크 러셀 니콜라 신임 CEO는 사기 논란 후 사임한 창업자 트레버 밀턴의 '그림자 지우기' 전략으로, 밀턴이 주력 사업으로 삼았던 배저 픽업트럭의 중요성을 깎아내리는 발언을 한 것으로 보인다.



1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러셀 CEO는 배저 모델에 대해 "니콜라가 가진 여러 프로젝트 중 하나에 불과했다"고 주장했다.

러셀 CEO는 FT와 인터뷰에서 "배저 트럭은 일부 주주에게 흥미롭고 신나는 프로젝트였으나 기관 투자자들은 니콜라의 사업 계획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상장 이전부터 우리의 핵심 사업 계획은 항상 대형 운송 트럭과 수소 인프라 구축"이라고 덧붙였다.



러셀 CEO는 지난 2월에만 해도 완전히 상반된 태도를 보였다. 그는 배저 트럭이 '게임체인저(지금까지의 판도를 완전히 바꾸는 혁신적인 제품)'가 될 것이라며 극찬한 바 있다. 지난 2월 그가 "배저 트럭은 수소연료전지 부품의 가격을 낮추고, 수소충전소 보급을 확대하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던 것이다.

FT에 실린 러셀 CEO의 발언은 현지 15일 장 마감 이후 나왔다. 니콜라 주가는 16일 금요일 아침 급락했고, 현재 전일대비 약 16% 하락한 수준이다.

그만큼 배저 트럭에 대한 시장의 기대는 컸고, 배저 트럭이 니콜라 주가 상승의 주요 동력원이었다.


지난 6월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스팩)와 합병하는 방식으로 나스닥 시장에 상장된 니콜라의 주가는 한때 포드 자동차의 시가총액을 뛰어넘을 만큼 급등했는데, 배저 트럭에 대한 기대와 GM과의 협력 소식이 주가를 끌어올린 주요 동력원이었던 것.

특히 지난 6월 밀턴 전 CEO가 "배저 트럭에 대한 사전주문예약이 수주후 시작될 것"이라는 내용의 트윗을 올린 후 니콜라 주가는 당장 2배가 뛰었었다.

하지만 이후 배저 트럭에 대한 사기 논란이 나오면서 니콜라 주가는 크게 출렁였다. 니콜라가 공개한 이 트럭의 주행 동영상에 대해 지난달 10일 공매도 전문업체 힌덴버그 리서치는 "정상 주행이 아닌 언덕의 경사를 이용해 굴린 것일뿐"이라는 요지의 보고서를 냈다. 이를 계기로 주가는 곤두박질쳤다. 니콜라도 시원스런 반박을 내놓지 못했다.

GM과의 협력도 가시화되지 않고 있다. FT에 따르면 힌덴버그리서치의 의혹 제기 이후 양측의 협상은 수주간 지연되고 있다.

FT는 "GM이 갖기로 했던 니콜라 주식의 11%는 당시 20억달러 가치에 달했으나, 이후 9억7100만달러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전했다.

당초 9월 30일 체결되기로 한 양사의 최종 계약서명은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다. 12월 3일까지는 시간이 남아있긴 하다. 러셀 CEO는 "대화가 진행중이며, 당초 12월 3일을 체결 완료 날자로 염두에 두고 있었다"고 설명했지만 추가 언급은 피했다.

이와 관련 GM 대변인은 "양사 협력은 계속되고 있다(continuing)"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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