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는 그러나 “오프라인은 결코 죽지 않는다”고 힘줘 말한다. 팬데믹 위기에도, 트렌드 변화에도 여전히 고객을 끌어모으는 탁월한 오프라인 기업들은 존재한다는 얘기다. 과연 어떻게 생존하고, 그 생명력을 보장받을 수 있을까.
저자가 오프라인에 희망을 거는 것은 실제 글로벌 기업의 매출 80% 이상이 오프라인에서 발생하기 때문이다. 오프라인이 중요한 채널이자 결코 사라지지 않는 이유를 저자는 3가지로 요약한다.
우선, 인간의 본성 때문이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자연과 마주할 때 편안해지고 직접 제품을 만져보고 서비스를 경험할 때 브랜드에 대한 애착이 생긴다. 아모레성수가 삭막한 도심에 자연주의 콘셉트를 내세워 일탈감과 편안함을 제공하고 다이슨이 매장을 아예 쇼룸화해 체험 공간을 제공한 것은 이 같은 인간 본성을 자극하기 위해서다.
둘째, 젊은 소비층은 매장에서의 쇼핑 경험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글로벌 컨설팅 회사 커니(Kerney)에 따르면 Z세대 중 81%가 오프라인 쇼핑을 선호한다. 젊은 소비층일수록 매장에서 느끼는 실재감에 대한 니즈가 더 클 수 있다는 것이다.
마지막 이유는 매장의 ‘사회적 교류’다. 특히 상품에 대한 깊이 있는 정보를 제공하는 도슨트(미술 전시를 설명하는 안내인)형 직원들과의 교류는 오프라인을 찾는 중요한 이유로 꼽힌다.
이를 위한 구체적인 전략 중 ‘리테일 랩’은 IBM 왓슨 인공지능 기술을 탑재한 스마트 토이, 가정에서도 손쉽게 식물을 재배하는 스마트가든 등 호기심과 실용성을 갖춘 IT 체험형 매장을 일컫는다. 이를 통해 비즈니스 확장이 가능하고 공간 대여를 통한 수익 창출도 할 수 있다.
이제 새벽배송, 로켓배송 등에 익숙한 50, 60대 소비자들을 오프라인에 끌어오는 것은 기업의 시급한 과제가 됐다. ‘피지털(피지컬+디지털) 전략’은 온라인의 편의성을 오프라인 매장에 적용하는 방법이다.
미국의 노드스트롬 백화점은 키오스크를 통해 고객에게 어울리는 향수나 화장품을 추천해주는가 하면, 피팅룸에서 터치스크린으로 수선이 필요한 부분을 바로 확인하도록 만들었다.
이전 세대와 달라진 MZ세대(1980년~2000년대 초반 밀레니얼 세대)가 오프라인 쇼핑을 선호하는 것은 ‘디지털 디톡스’라는 매력적인 경험 때문이다. ‘리테일 테라피’는 젊은 소비층을 겨냥한 전략인 셈이다.
체크인 시 스마트폰을 반납하고 요가와 필라테스 등을 즐기는 만다린 오리엔탈 호텔, 인터넷 서비스 없이 오롯이 자연에서 글램핑을 즐기는 트리본즈 리조트 등이 이를 잘 적용한 사례들이다.
저자는 “지금이 어렵다고 1년 뒤만 바라보고 미래를 계획한다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또 다른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며 “오프라인 기업들은 재창업한다는 마음으로 고객이 필요로 하는 정보를 적재적소에 제공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리:스토어=황지영 지음. 인플루엔셜 펴냄. 288쪽/1만68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