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6000억원대 '라임 환매중단 사태'의 배후 전주(錢主)로 지목된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 . 2020.4.24/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그러면서 이상호 전 위원장에게 3000만원을 준 건 '빌려준 것'이라는 기존의 입장을 유지했다. 김 전 회장은 "이 전 위원장이 어렵다고 호소하니까 내가 빌려준다고 하고 빌려준 것"이라며 "인간적 관계로 빌려준 것이고 정치자금과는 상관없다"고 설명했다.
또 자신이 감사로 있는 조합이 김 전 회장의 자산운용사 인수에 투자해주는 대가로 동생이 운영하는 양말제조업체의 1800만원 상당의 양말을 매입하게 하고 자신의 동생에게 5600만원 상당을 챙기게 한 혐의(배임수재)도 받고 있다.
김 전 회장은 이 전 위원장 동생 이씨의 계좌에 입금한 5600만원에 대해서도 검찰 조사 때와 다른 설명을 했다.
김 전 회장은 "이 전 위원장의 동생 이씨가 보유 중인 인터불스(현 스타모빌리티) 주가가 크게 떨어져 손해를 입자 이 전 위원장이 '해결하라'고 했다고 검찰 조사에선 말했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어떻게 했으면 좋겠느냐'고 말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검찰이 조사 당시에는 이 전 위원장이 경상도 사투리로 '이게 뭐꼬, 주식 와이라노, 해결하라'고 말했다고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느냐고 묻자 "해결하라는 말은 안했다. 내가 헷갈렸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주식 손실에 대한 미안함 때문에 입금한 것이지, 투자 청탁과는 관련이 없다. 인간적인 관계를 지키기 위한 목적이 컸다"고 말했다.
검찰에 따르면 김 전 회장은 이 위원장에게 불법 정치자금을 제공한 혐의 관련 검찰 조사만 4차례 작성했고 진술서 1건을 작성했다.
검찰이 법정에서의 진술이 검찰 조사 때와 다른 이유를 묻자 "검찰 조사 때는 기억이 명확하지 않은데 검찰의 프레임이 짜진 상태였고 조사에 협조해야 한다는 묵시적인 분위기가 있었다"며 "법정에선 있는 그대로를 말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료를 보거나 서신 또는 접견 등을 통해 다른 내용을 접한 적은 없다"며 "다시 생각해보고 있는 그대로를 말한 것"이라고 했다.
지난 8일 이강세 전 스타모빌리티 대표의 공판에서 '이 전 대표를 통해 강기석 전 청와대 정무수석에게 5000만원을 전달했다'는 취지로 증언을 한 이후 언론보도로 인한 파장이 커지자 심적 부담감을 느꼈다고도 털어놨다.
김 전 회장은 "두렵고도 떨리는 마음으로 이 자리에 나왔다"며 "말 한마디로 한사람의 인생이 흔들리고 파장이 커 충격을 받았다. 재판장 앞에선 한치 오차없이 정확히 말해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