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광호 기자 = 현대자동차가 중고차 판매업 진출을 사실상 공식 선언하면서 관련 업계의 긴장감이 감돌고 있는 12일 서울 강서구 중고차 매매단지 모습. 지난 9일 국회 산자위 국정감사에 출석한 김동욱 현대차 전무는 소비자 보호 차원에서 완성차가 사업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중고차 업계는 대기업 진출은 소상공인 위주의 시장 생태계를 무너뜨리고 대규모 실업을 일으킬 것이라면서, 대기업의 시장 진출로 중고차 가격이 더 올라가는 역효과도 생길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2020.10.12/뉴스1
지난 8일 김동욱 현대차 전무는 중소벤처기업부 국정감사에 출석해 "신차 구매 소비자의 보호를 위한 차원에서 완성차업체의 중고차 진입 필요성을 생각해봐야 한다"고 밝혔다. 김 전무는 "제조사 입장에서는 중고차의 품질을 보증하고 정확히 문제를 판단해 수리하는 일이 신차 판매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중고차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가 품질보증을 해줘 중고차 가격 방어가 이뤄지면 같은 브랜드 내 모든 차량에 대한 신뢰와 평가가 함께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번 판매한 신차를 중고차로 매입하면서 다른 신차 구매로 이어지게 하는 선순환 효과도 노릴 수 있다. 주거래 계좌를 변경하지 않는 은행 고객처럼 자동차 역시 특정 브랜드를 선호하는 충성 고객을 확보할 여지가 크다는 설명이다.
또 다른 중고차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가 당장 중고차시장에 들어온다고 해도 신차를 팔아 얻는 수준의 이익을 낼 수는 없다"며 "결국 다른 신차 판매와 연계해 평생 고객을 만드는 게 궁극적인 목표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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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차 매매업은 지난 2013년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돼 대기업 및 금융사의 신규 진출이 제한됐지만 지난해 초 이 제한이 풀렸다.
이후 기존 중고차 매매업자들이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을 다시 신청했지만 동반성장위원회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기업이 이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법적 토대가 마련된 셈이다.
코로나19(covid-19)로 모든 산업이 위기를 맞고 있는 현 시점에 현대차가 중고차 시장 진출을 시도하는 것도 의미심장하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해당 부처에서 대기업 진출을 허용했고, 코로나19로 업계 전반의 위기가 가중된 것이 오히려 현대차의 중고차 행보를 재촉한 것 같다"며 "현대차는 단순히 중고차 시장 자체보다는 더 큰 틀에서 시장을 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