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액 대출 반복하면 한도 늘려준다? 신종 '30-50대출' 주의보

머니투데이 방윤영 기자 2020.10.17 09:12
글자크기

[금융꿀팁]

/삽화=임종철 디자인기자 / 사진=임종철/삽화=임종철 디자인기자 / 사진=임종철


# 전업주부인 한미정씨(가명)는 지난 4월 급하게 돈이 필요해 온라인 대출중개 사이트에서 대부업체 팀장인 김미영씨(가명)를 만나 대출을 받았다. 50만원을 대출하는 대신 일주일 뒤 80만원을 상환하는 조건이었다. 김 팀장은 "첫 거래에서 상환을 잘하면 다음에는 한도를 더 올려준다"고 했다.



한씨는 일주일 뒤 80만원을 갚았다. 그러자 김 팀장은 "이번에도 대출을 잘 갚으면 연 24% 금리로 300만원을 대출해줄 수 있다"며 또다시 대출을 받으라고 권유했다. 김 팀장의 말을 믿은 한씨는 2주 뒤 190만원을 갚는 조건으로 140만원을 빌렸다. 상환기간을 일주일 연기한 적은 있지만 190만원을 모두 냈다.

이후 한씨는 약속대로 300만원을 대출해달라고 했지만 결국 대출은 이뤄지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김 팀장은 일주일 연체료 38만원을 추가로 내야 한다며 연체료까지 받아낸 뒤 아예 잠적해버렸다. 결국 한씨는 한 달 동안 190만원을 빌리고 308만원을 갚아 연 745%의 고금리 대출을 이용한 셈이 됐다.



코로나19(COVID-19)를 틈타 금전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서민들을 노린 일명 '30-50대출'(혹은 50-80대출) 피해가 늘어나면서 금융감독원이 주의를 당부하고 나섰다. 30-50대출은 일주일 뒤 50만원을 상환하는 조건으로 30만원을 빌려주는 신종 고금리 불법 대출을 말한다.

이는 소액 거래로 신용도를 높여야 한다고 속여 대출 원금을 늘리는 방식이다. 대출 기간은 1~2주 이내로 짧다. 하지만 약속한 기한 안에 갚지 못하면 연체료가 붙는다. 따라서 한씨의 사례처럼 급전이 필요한 서민들이 고금리 대출에 빠지는 피해를 입을 수 있다.

피해 신고도 늘었다. 금감원에 따르면 고금리·미등록 대부 등 불법 대부와 관련한 신고는 올해 상반기 3619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2.6% 증가했다.


금감원은 대출을 받기 전에 정식 등록된 금융회사인지 먼저 파악해야 한다고 당부한다. 금감원 금융소비자정보포털인 '파인'에서 등록 대부업체인지 업체명을 검색해볼 수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신용 확인 등을 목적으로 첫 거래 조건부로 30-50대출을 강요하거나, 소액대출 이용 후 한도를 높여주겠다는 조건은 사기 행위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강조했다.

불법 대출 등 피해를 입은 경우에는 금감원 불법사금융 피해신고센터 (1332)로 신고하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금감원은 수사 의뢰는 물론 법률구조공단과 연계해 소송 변호사를 무료로 지원해준다.
사진=금융꿀팁사진=금융꿀팁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