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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재건' 바란다고?… '색깔론'부터 버려라

머니투데이 서진욱 , 김상준 기자 2020.10.18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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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4.0 II] 진보의 위기-보수의 자격<2>-⑤



"1980년대 주체사상에 빠졌던 사람들이 청와대와 정부, 국회를 장악하고 있다."(2019년 1월 29일 당대표 출마 선언)

"사회주의와 연방제 통일을 가슴에 품었던 세력이 자유민주주의를 부정하는 개헌까지 시도할 것이다."(2020년 4월 14일 대국민 회견)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가 지난해 10월 25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 주최로 열린 제3차 범국민투쟁대회에서 태극기를 흔들고 있다. /사진=뉴스1.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가 지난해 10월 25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 주최로 열린 제3차 범국민투쟁대회에서 태극기를 흔들고 있다. /사진=뉴스1.


국민의힘 전신인 미래통합당을 이끌었던 황교안 전 대표가 공식석상에서 내놓은 발언이다. 황 전 대표는 당권 도전부터 총선 참패로 대표직에서 물러날 때까지 '색깔론'을 설파했다. 총선을 앞두고 미래통합당으로 새 출발에 나선 보수 정당이 몰락한 주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당시 제1야당이 극우와 선을 긋지 못한 이유는 이들을 당의 입지 강화를 위한 지지 기반으로 봤기 때문이다.



황 전 대표 재임 시절 야당 의원들은 이분법적 이념의 잣대에 치우친 발언을 스스럼없이 꺼냈다. '공산주의', '좌파독재', '386 운동권' 등 구시대적 용어들을 총동원했다. 경쟁적으로 이념 편향성 메시지를 내놓는 분위기마저 조성됐다. 지난해 패스트트랙 대치 국면에서 여야 갈등이 최고조에 달한 것 역시 색깔론이 득세한 이유다.

이념대결 구도에 승부를 건 여파는 총선 참패로 돌아왔다. 진보 진영 공격으로 보수 진영이 결집하는 효과를 기대했으나, 중도층과 일부 지지자들이 완전히 등을 돌리는 결과로 이어졌다. '과거에 얽매인 꼰대 정당'이라는 유권자들의 의심이 확신으로 굳어졌다. 정부여당 지지층이 공고한 상황에서 제1야당은 오른쪽으로만 향했다. 광장에서 마주친 태극기 부대의 열렬한 지지는 '편향된 입'을 더욱 바쁘게 만들었다. 국민 대다수가 극우세력에 혐오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는 사실을 외면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가운데)이 지난 6월 1일 비대위원장 취임 직후 첫 비대위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뉴스1.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가운데)이 지난 6월 1일 비대위원장 취임 직후 첫 비대위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뉴스1.
국민의힘 쇄신을 이끄는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념공세를 구태정치로 규정, 명확한 결별을 선언했다. 새로운 당명과 정강정책, 당색에서 보수 정당을 분명하게 드러내지 않으며 '탈이념·탈지역' 정당으로 도약에 나섰다. 김 위원장은 지난 8월 새 당명 선정 과정에서 "지금은 이념이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는 시대"라고 단언했다.

김 위원장의 '무이념 시대' 표현은 국민들이 이념대결 자체에 관심이 없는 상황에서 보수라는 과거의 틀에 갇혀선 안 된다는 뜻이다. 수많은 사회 문제들을 진영 논리로 제단할 게 아니라 합리적인 대안을 모색하는 차원에서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만 유권자들이 표를 던지는 대안정당으로 거듭날 수 있다는 판단도 깔렸다.

하지만 색깔론과 완전한 결별을 했다고 보기 어렵다. 일부 인사들은 여전히 극우단체들과 연대하며 색깔론 발언을 일삼고 있다. 김종인 체제에서도 메시지 관리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방증이다. 지난 7월 이인영 통일부 장관의 인사청문회에서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이 이 장관을 '주체사상 신봉자'라며 색깔론을 제기한 게 대표적이다.

색깔론에 기대 인지도를 확보한 인사들의 정치적 기행을 당 지도부가 일일이 제지하기 어렵다는 현실적인 어려움도 존재한다. 자칭 '보수 논객'이라는 정치 유튜버들의 이념편향적 주장에 도매급으로 묶이는 측면도 있다. 일각에서는 온라인 존재감이 상당한 보수 논객들과 접점을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국민의힘이 색깔론 메시지를 '금기어' 수준으로 제지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일부 인사들의 일탈로 국민의힘이 추진하는 탈이념 행보에 '정치는 레토릭'일 뿐이라는 의심이 고개를 들고 있는 탓이다. 메시지 관리에 실패하면 중도층으로 외연을 확장하려는 지지층 확대 전략에 악영향이 불가피하다.

정치평론가 박창환 장안대 교수는 "진영 논리의 가장 큰 책임은 국민의힘에 있다"며 "과거 냉전시대 논리를 정권의 문제점에 그대로 갖다 붙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런 문제가 국민의힘이 지지율 30%를 회복하지 못하는 이유"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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