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래푸'도 꺾었다" 할인까지 했던 미분양 아파트의 변신

머니투데이 이소은 기자 2020.10.18 10:37
글자크기

서울 마포구 현석동 '래미안웰스트림'

편집자주 다른 동네 집값은 다 오르는데 왜 우리 집만 그대로일까. 집은 편안한 안식처이자 '재테크' 수단이기도 하다. 생활하기 편하고 향후 가치가 상승할 곳에 장만하는게 좋다. 개별 아파트 단지의 특성과 연혁을 파악하는 게 중요한 이유다. '재택(宅)크'는 서울을 비롯한 전국 주요 아파트 단지를 분석해 '똘똘한 한 채' 투자 전략을 도울 것이다.

"아마 서울시 내에서 조망권으로는 최고가 아닐까 싶습니다."(김학렬 스마트튜브연구소장)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일명 '마래푸'가 독주하던 마포 주택 시장에 새로운 1인자가 나타났다. 현석동에 자리한 '래미안웰스트림'이다. 최근 전용 84㎡가 마래푸보다 1억원 이상 높게 거래되며 마포구 최고가 기록을 썼다. 공급 당시에는 장기 미분양을 겪으며 할인분양까지 들어갔던 단지다.

마포구 최초 전용 84㎡ 18억원 돌파
16일 국토교통부 아파트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래미안웰스트림' 전용 84㎡가 지난 6월 18억4500만원(26층)에 실거래 됐다. 4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깨지지 않은 마포구 최고가 기록이다. 이후 지난달 '마포프레스티지자이' 동일면적이 18억1000만원(15층)에 거래되며 해당구에서 두번째로 18억원을 넘었지만 이 기록에는 못미쳤다.



일선 중개업소에 따르면 '래미안웰스트림' 전용 84㎡ 호가는 현재 20억원까지 올라있다. 중개업소 관계자는 "층과 향에 따라 매물 가격이 천차만별"이라면서도 "한강 조망권을 갖춘 20층 이상의 입주가능한 매물 호가는 20억원"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 단지는 한강 조망권을 갖추고 있느냐에 따라 가격 차이가 크다. 강변북로 소음차단벽 때문에 5~6층까지는 집 안에서 한강을 보기 어렵다. 이런 이유로 동일면적 2층 매물은 로열층 호가 대비 5억원 낮은 15억원에 나와있다.



서울 마포구 현석동 '래미안웰스트림' 전경. /사진=이소은 기자서울 마포구 현석동 '래미안웰스트림' 전경. /사진=이소은 기자


"한강 여의도 조망권 최고 입지" 평가
'래미안웰스트림'은 서울 마포구 현석동에서 2016년 7월 입주한 5년차 신축 단지다. 지하 3층~지상 35층, 8개동, 773가구 규모로 전용면적은 59㎡, 84㎡, 114㎡로 구성됐다.

용적률 299%, 건폐율 17%로 주상복합 단지임에도 동간 간격이 넓고 쾌적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단지 규모가 매우 큰 것은 아니지만 인근 '밤섬 래미안 리베뉴' '래미안 리버웰'과 함께 래미안 브랜드 타운을 이루고 있다.

마포구에서 한강 조망이 가장 뛰어난 단지라는 게 전문가들의 얘기다. 필명 '빠숑'으로 잘 알려진 김학렬 스마트튜브연구소장은 저서 '이제부터는 오를 곳만 오른다'에서 이 단지를 '마포구에서 가장 살고 싶은 단지'로 꼽기도 했다.


김 소장은 "한강 조망권 중에서도 야경이 가장 훌륭한 곳이 바로 여의도 조망권"이라며 "'래미안웰스트림'은 여의도 조망권을 누릴 수 있는 최고의 입지에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 마포구 현석동 '래미안웰스트림' 전경. /사진=이소은 기자서울 마포구 현석동 '래미안웰스트림' 전경. /사진=이소은 기자
청약 경쟁률 1대1도 안돼…할인분양 겪기도
그러나 이 단지가 처음부터 지금처럼 인기를 끌었던 것은 아니다. 2013년 7월 분양 당시 이 단지의 청약 경쟁률은 1·2순위 평균 0.77대 1로 1:1에도 못 미쳤다. 대부분의 주택형이 미달 사태를 겪으며 장기 미분양이 시작됐다.

선착순 할인 분양에 들어가면서 파격적인 혜택도 추가됐다. 계약금 1000만원 정액제에 중도금(분양가의 60%) 융자, 발코니 확장 무료시공, 안박붙박이장 또는 김치냉장고+세탁기 중 하나 기본시공 등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당시 분양가가 3.3㎡ 당 2000만원 정도였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마포구에서는 너무 높은 수준이라는 인식이 많았다"고 회상했다.

시세가 오르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부터다. 입주 이후 10억~12억원대 수준에 거래됐던 전용 84㎡ 시세가 15억원까지 올랐다. 지난해 10월에는 30층 매물이 15억3000만원에 실거래 됐다.

이미 대형 평형 실거래가는 20억원을 넘어섰다. 지난 9월 전용 114㎡가 20억3000만원(10층)에 거래되며 처음으로 20억원대에 진입했다. 현재 동일면적 중대형 로열층 매물 호가는 28억원으로 30억원에 근접해있다.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신촌그랑자이' 등 일대 인기 단지들과 달리 초역세권이 아니라는 게 아쉬운 점으로 꼽힌다. 6호선 광흥창역, 5호선 마포역이 가장 가까운데 각각 성인 남자 걸음으로 10분대, 20분대 소요된다. 한강변에 위치한 만큼 강변북로 진입은 쉬운 편이어서 자가용이 있는 거주자라면 이동하기 편리하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