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코로나로 관광기금 3000억 감소 예상…"재정구조 개선 시급"

머니투데이 유효송 기자 2020.10.16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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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이병훈 민주당 의원 "차입 계속되면 사실상 기금 기능 상실"

15일 오전 부산 강서구 김해국제공항 국제선이 이용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이날 에어부산 부산-칭다오 노선이 재운항하여 김해공항 국제선 반 년만에 이륙을 했다/사진=뉴스115일 오전 부산 강서구 김해국제공항 국제선이 이용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이날 에어부산 부산-칭다오 노선이 재운항하여 김해공항 국제선 반 년만에 이륙을 했다/사진=뉴스1


코로나19(COVID-19) 여파로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의 관광진흥개발기금(관광기금)이 감소해 향후 기금 사업 추진에 난항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16일 이병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문체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관광기금 수입이 최소 3000억원 이상 감소할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로 인한 관광업계 침체가 이어지는 가운데 문체부의 기금마저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다.



문체부가 운용하는 관광기금은 각종 관광시설과 관련 기반시설의 인프라 조성, 국내관광 육성 지원 등에 쓰이며 관광정책을 조사·연구하는 법인이나 기타 진흥사업 보조금으로 사용된다.

올해 문화체육관광부 관광 예산은 1조3000여 억원 중 기금이 1조1000억원이 넘는다. 타 기금 전출·상환에 소요되는 600억원과 관광사업체 융자에 쓰이는 5400억원을 제외하면 실제 사업에 투입되는 금액은 연간 기금운용액의 절반인 6000억원 정도다.



기금에 의존한 관광 재정에 구멍이 커지고 있다. 기금 재원은 정부출연금과 출국납부금, 카지노 사업자 납부금, 기금 운용으로 발생하는 수익금 등에서 충원한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해 관광기금의 주요 재원인 출국납부금과 카지노납부금이 수입액이 모두 감소할 전망이다.

출국납부금은 '관광진흥개발기금법'에 따라 국내 공항과 항만으로 출국하는 사람에게 항공이용 시 1만원, 항만이용 시 1000원을 징수하는 공과금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여행객이 감소하며 2019년 4005억원이었던 출국납부금이 2020년 8월말 894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정부 관광정책의 돈줄이었던 카지노 납부금이 걷히지 않으면서 감소폭은 더 커질 전망이다. 카지노 사업자는 전년도 총 매출액의 10% 정도를 관광기금에 납입한다. 그러나 강원랜드와 세븐럭(GKL), 파라다이스 등 국내 카지노업계가 올해 정상적인 영업을 하지 못해 매출액이 전년대비 20~30% 수준에 머물면서 연간 2500억원 규모였던 납부금도 2021년부터는 1500억원 가까이 감소할 것으로 분석된다. 카지노 산업 붕괴가 정부 지원으로 버티는 여행 기업들에게 영향을 미쳐 여행시장 전체가 악재에 시달리게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문체부는 공공자금관리기금과 일반회계 예산 조정을 통해 사업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근본적 해결책은 아니다.

이 의원은 "문체부가 빌려온 공자기금 규모는 1조 617억원 수준"이라며 "여기에 관광기금 부족분인 3000억원을 더 빌려온다면 공자기금 상환 이자만 연간 231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반회계 조정 역시 2021년 예산 심의 과정에서 기획재정부 등 타 부처와 협의해 예산을 끌어 오겠다는 계획이지만, 이미 내년 추진할 사업과 예산을 계획한 부처들과의 협의가 순항할 가능성은 적다.

이 의원은 "그간 취약한 관광기금 재정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추가적인 기금 재원 발굴, 출국납부금 징수위탁 수수료 조정 등 수많은 의견과 주문이 있었지만 문체부의 미온적인 태도로 전혀 개선되지 못했다”며 “코로나19에 직격탄을 맞은 관광업계를 전폭적으로 지원해야 할 관광기금이 오히려 초토화 될 위기에 놓이게 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코로나 장기화로 수입원이 고갈돼 차입이 계속되면 사실상 기금의 기능을 상실하게 된다”며 “기금 사업의 정상적인 추진을 위해 조속히 기금의 재정 구조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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