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중일이 말하는 역대급 순위싸움 "KBO리그는 평준화됐다" [★부산]

스타뉴스 부산=김우종 기자 2020.10.16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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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야구장. /사진=뉴스1잠실야구장. /사진=뉴스1


결말이 뻔히 보이는 영화나 드라마는 아무래도 시시하다. 스포츠도 어느 한 팀이 압도적인 전력으로 계속 승리한다면 흥미는 반감될 것이다. 그런 강팀에 대항하는 또 다른 강팀이 나오고, 그런 강팀들이 많아져야 리그도 풍성해질 것이다. 이른바 전력의 상향 평준화다.



올 시즌 KBO 리그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사태로 인해 초유의 '코로나 시즌'을 치르고 있다. 무관중 경기 속에서 더블헤더도 마다하지 않으며 10개 구단들이 쉼 없이 달려왔다. 순위 싸움은 점입가경이다. 만약 코로나 사태가 아니었다면 역대급 흥행이 보장됐을 것이다.

특히 5강권 팀들의 전력 평준화가 눈에 띈다. NC(78승4무51패·승률 0.605)가 1위를 달리고 있지만, 리그를 평정했다고 말할 만큼 압도적인 건 아니다. 그 뒤를 2위 LG(75승3무58패·승률 0.564)가 5경기 차로 쫓고 있다. 3위 두산(73승4무57패·승률 0.562)과 4위 KT(74승1무58패·승률 0.561), 5위 키움(77승1무61패·승률 0.558)끼리는 승차가 아예 '0'이다. LG와도 0.5경기 차밖에 나지 않는다.



여기에 6위 KIA(68승63패·승률 0.519)와 7위 롯데(67승1무63패·승률 0.515)도 +5할 승률을 꾸준하게 유지하고 있다. 지난 시즌과 비교하면 비약적인 발전이다. 지난해 KIA는 62승2무80패(승률 0.437)로 7위였으며, 롯데는 48승3무93패(승률 0.340)으로 리그 최하위였다. 또 시즌 후반으로 갈 수록 8위 삼성과 9위 SK, 10위 한화도 쉽게 무너지지 않으며 고춧가루를 뿌리고 있다. 이 상태로라면 시즌 막판 캐스팅 보트를 쥘 확률이 대단히 높다.

이렇게 각 팀들의 승차가 크지 않다면 '리그 평준화'의 신호로 봐야 하지 않을까. 류중일 LG 감독은 15일 사직 롯데전을 앞두고 올 시즌 역대급 순위 경쟁에 대해 "전력이 그만큼 평준화됐다고 봐야죠"라고 입을 열었다. 류 감독은 "과거 현대나 SK처럼 승차가 많이 났던 팀들은 우승을 거의 다 했다. 페넌트레이스부터 차이가 났다. 그만큼 팀 간 격차가 있었다는 이야기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류 감독은 "9개 팀들과 붙어보니 올 시즌에는 약팀이 없다. 거의 평준화됐다는 생각이 든다. SK와 한화도 시즌 막바지에 승수를 많이 쌓았다. 만만한 팀이 없다. KT 역시 투타가 좋다. 로하스와 강백호가 나오면 무섭더라"고 전했다. 이어 "리그 평균적으로 전력이 50:50이라 본다. 거기서 얼마큼 집중력을 갖고 경기를 하느냐, 또 부상 선수가 많이 안 나오는 팀이 결국 위에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매년 각 팀들의 전력 상향 평준화를 목표로 다양한 제도 도입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이에 지난 1월에는 이사회를 열어 오는 2023년부터 샐러리캡 제도를 시행하기로 확정했다. 시즌 막바지로 향하는 가운데, 승패를 예측할 수 없는 경기가 매일 펼쳐지고 있다. 전력 평준화를 바탕으로 내년, 후년엔 또 어떤 치열한 순위 다툼이 벌어질 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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