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로사 택배기사 비껴간 산재…정부 "특고 의무가입 추진"

머니투데이 세종=박경담 기자, 유효송 기자 2020.10.15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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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현장](종합)

(서울=뉴스1) 박정호 기자 = 과로로 사망한 택배기사 고 김원종님의 아버지가 14일 오후 서울 중구 세종대로 CJ대한통운 본사 방문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CJ대한통운의 유가족에 대한 사과와 함께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 즉각 마련 등을 촉구했다. 2020.10.14/뉴스1(서울=뉴스1) 박정호 기자 = 과로로 사망한 택배기사 고 김원종님의 아버지가 14일 오후 서울 중구 세종대로 CJ대한통운 본사 방문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CJ대한통운의 유가족에 대한 사과와 함께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 즉각 마련 등을 촉구했다. 2020.10.14/뉴스1


15일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선 특수고용직노동자(특고)가 근무 도중 일어난 사고에도 산재를 받을 수 없는 산재보험 적용제외 신청이 도마에 올랐다. 최근 과로사로 숨진 CJ대한통운 소속 택배기사 고(故) 김원종씨가 산재보험 적용 제외를 신청해 산재를 받을 수 없는 상황이 제도 허점으로 부각되면서다. 정부는 특고의 산재보험 의무 가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특고 중 산재보험에 들 수 있는 직종은 택배기사, 보험설계사, 골프장 캐디 등 14개다. 하지만 특고가 산재보험을 거부해 적용제외 신청을 하면 산재 보호를 받을 수 없다. 환노위 소속 의원들은 이 같은 특고의 산재보험 적용제외 신청이 문제 있다고 입을 모았다.



"산재 적용제외, 안전벨트 없이 현장 투입되는 격"
(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 윤준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의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국립환경과학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2020.10.14/뉴스1(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 윤준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의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국립환경과학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2020.10.14/뉴스1
윤준병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김 씨가 속한 대리점 소속 택배기사는 모두 산재 적용제외를 신청했는데 사업주의 권유나 강요 등이 있었다고 판단되고 (사실이면) 제대로 처벌해야 한다"며 "본질적으로 특고에 대한 적용제외를 폐지해 일반 노동자와 같은 지위를 갖는 상태에서 산재 심사를 받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당의 임종성 의원 역시 "산재 적용제외 신청은 수많은 노동자들이 안전벨트 없는 노동현장에 투입되는 격"이라며 "업계종사자 이야기를 들어보면 산재보험 적용제외 신청서를 작성할 때 '신청하면 보험료를 내지 않아 월 급여가 많아진다'는 식으로 작성을 종용·회유하는 경우 많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박화진 고용노동부 노동정책실장은 "당초 특고는 일반 노동자와 달라 산재보험 가입을 자발적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했는데 제도 취지를 못 살리고 있어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판단한다"며 "현재 국회 계류 중인 관련 법 논의 과정에서 의견을 적극적으로 제출하겠다"고 답했다.

청 "산재 적용제외, 엄격히 제한"
(서울=뉴스1) 박세연 기자 = 황덕순 청와대 일자리수석이 3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8차 당·정·청 을지로 민생현안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0.7.31/뉴스1(서울=뉴스1) 박세연 기자 = 황덕순 청와대 일자리수석이 3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8차 당·정·청 을지로 민생현안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0.7.31/뉴스1
황덕순 청와대 일자리수석은 적용제외 신청 문제에 대해 더 전향적인 입장을 내놓았다. 그는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나와 "이번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일을 장기간 쉬거나 육아를 하는 등의 사유가 아닌 한 산재보험 적용제외 신청을 할 수 없도록 엄격하게 제한하는 방향으로 구상하고 있다"며 특고의 산재보험 의무가입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날 국감에선 집단해고와 임금체불 문제로 노사 갈등을 겪고 있는 이스타항공에 대해 무신경한 문성현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을 향한 질타도 있었다. 이스타항공 창업주는 더불어민주당을 탈퇴한 이상직 무소속 의원이다. 이스타항공 노동조합은 이 의원을 집단해고 사태의 책임자로 지목하고 있다.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은 "포스코 협력회사 분리, 쌍용차 복직 문제도 문 위원장이 적극 나섰는데 왜 이스타항공만 불구경하듯 하느냐"며 "경사노위에서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 위원장은 임 의원 지적을 수용하고 이날 국회 정문에서 농성 중인 이스타항공 노조와 면담을 바로 실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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