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코로나 백신 잇단 임상 중단…국내 개발 가능성은?

머니투데이 김근희 기자 2020.10.15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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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J 임상 3상 중지…SK바이오사이언스 등 국내사 속도

글로벌 코로나 백신 잇단 임상 중단…국내 개발 가능성은?


글로벌 제약업체들이 코로나19(COVID-19) 백신 임상시험을 잇따라 중지하면서 국내 개발 현황에 관심이 모아진다. 현재 국내 업체 중에서는 제넥신, SK바이오사이언스, 진원생명과학, GC녹십자 등이 백신 개발에 뛰어든 상태다.



J&J 백신 3상 일시중지…"일어날 수 있는 일"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제약업체 존슨앤드존슨(J&J)은 지난 12일(현지시간) 코로나19 백신 임상 3상에서 설명할 수 없는 부작용이 나와 임상을 '일시 중지(Temporarily Pause)'한다고 발표했다.

J&J의 임상 3상은 6만명을 대상으로 한 최대규모 임상으로 세계의 주목을 받았었다. 임상 참여자 규모가 크면 클수록 더욱 정확하고 객관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J&J는 당초 연말이나 내년 초쯤 3상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예상했으나 이번 임상 중지로 지연이 불가피해졌다.



앞서 아스트라제네카도 지난달 코로나19 백신 임상 3상에서 부작용이 발생해 임상을 중지했다가 다시 재개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 같은 임상 중지가 임상실패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봤다.

김탁 순천향대부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중지(pause)는 검토 후 임상을 재개하는 것으로 사실상 임상을 끝내는 중단(terminated)과는 다르다"며 "부작용으로 임상을 중지하고, 재개하는 것은 모든 임상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외에 사노피·GSK, 화이자·바이오엔텍, 노바백스, 모더나 등도 코로나19 백신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이들은 모두 이르면 연내 임상을 마치고 허가받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 임상 신청…국내社도 속도
국내 업체들도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 6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코로나19 백신 임상 1상을 신청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개발하는 코로나19 백신은 면역반응을 일으키는 바이러스의 일부 단백질(항원)을 선별해 유전자 재조합 기술로 결합한 합성항원 백신이다. 바이러스 전체가 아니라 필요한 항원 부위에서만 작용해 다른 종류의 백신보다 안전성이 높은 것이 특징이다.

지난 6월 임상 1·2a상 승인을 받은 제넥신은 현재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임상 1상을 마무리하는 대로 2a상을 진행할 계획이다. 진원생명과학 (2,535원 ▼60 -2.31%)도 코로나19 백신을 개발 중이다. 현재 비임상 단계다.

제넥신과 진원생명과학은 바이러스가 아니라 항원을 만들 수 있는 유전자를 인체에 투여해 면역반응을 일으키는 핵산백신을 개발 중이다. 핵산백신은 무엇을 집어넣느냐에 따라 DNA백신과 mRNA(메신저 리보핵산)백신으로 나뉘는데 제넥신과 진원생명과학의 백신은 DNA 백신이다. mRNA 백신을 개발하는 대표적인 기업은 모더나다.

핵산백신은 개발하면 단기간 내 대량생산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바이러스를 활용해 만든 생백신이나 불활화백신보다 효능이 다소 낮다는 단점이 있다. 이에 업체들은 2회 투여 등을 통한 방법으로 면역증강 효능을 시험 중이다.

코로나 백신 연내 상용화는 미지수
여러 업체들이 속도를 내고 있지만 코로나19 백신이 연내 상용화될 수 있는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백신의 경우 단순히 임상을 완료하는 것뿐만 아니라 그 결과를 분석하고, 임상 참여자들이 해당 질병에 걸렸는지를 확인하는 추적관찰이 필요해서다. 통상적인 백신 개발의 경우 5년 이상이 걸린다.

김탁 교수는 "기술적으로는 임상 3상이 통과되면 상업화가 가능하다"면서도 "임상 자료를 분석하는데 시간이 걸리고, 백신의 안전성과 효과를 따져보기 위한 충분한 관찰 기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또 임상 중 부작용이 발생한다면 중지하고 검토하는 시간만큼 일정에 차질이 생길 수 밖에 없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백신 임상에서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는 만큼 연내 백신 상용화는 좀 더 보수적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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