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상은 유튜브 알고리즘의 간택을 받더니 입소문을 타고 소위 '인싸'('인사이더'를 일컫는 말로 무리에 잘 섞여 노는 사람이라는 뜻) 영상이 됐다. 유튜브 채널 '잼일'은 이렇게 탄생해 크리에이터 김수현씨(20)를 가천대 최고의 아웃풋으로 만들었다.
과제로 낸 자기소개 영상 354만뷰…'잼일'의 시작
/사진=유튜브 '잼일'
▶저도 아직 이해가 안 된다. 사실 간단해 보이지만 8시간 걸려 편집했다. 딱히 의미를 두고 만든 건 아니다. '커뮤니티 맵핑'이라는 수업에서 교수님이 자기소개 영상을 오페라나 뮤지컬같이 재미있게 만들어 오라고 하셨다. 성적 A+ 받았다. 만들고나니 '알고리즘에 걸리겠구나' 느낌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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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 구독자 애칭이 '교수님'이다. 그렇게 정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
▶과제로 채널이 유명해져서 그렇게 정했다. '교수님'이라고 하면 웃기지 않을까 생각했다. 제 채널에 오면 바로 교수가 될 수 있다.
-콘텐츠 제작에는 시간이 얼마나 걸리나.
▶일주일에 2~3번 정도 영상을 찍는다. 촬영이 1~2시간 걸리면 편집은 배로 걸린다고 보면 된다. 특히 영상 리듬감을 맞추는 것 때문에 편집에 4시간씩 걸리곤 한다. 편집이 쉽지 않다.
-영상에서 '밈'(인터넷상 유행해 다양한 모습으로 복제되는 패러디물)을 많이 활용한다. 아이템은 어떻게 선정하나.
▶유튜브에 외국 밈을 찾아보면 많이 나오는데 그 중에 마음에 드는 것만 쏙쏙 빼서 쓴다. 교수님(구독자)들도 찾아서 DM(다이렉트 메시지)으로 보내주고 한다.
-현재까지 수익은 어느 정도인가.
▶제가 많이 버는 줄 아는 분들이 많은데, 솔직히 수익은 잘 안 나온다. 지금까지 번 게 10만원도 안 된다. 영상 만들 시간에 차라리 알바를 하는 게 더 많이 벌 정도다. 자기소개 영상도 (저작권 문제로) 수익 창출이 안 된다.
'가천대' 하면 '잼일'…홍보대사 노린다?
/사진=유튜브 '잼일'
▶사실 지원을 했다. 그런데 얼굴 보고 뽑는다더라. 올해 가천대 수시 입시 결과(점수)가 조금 올랐다. 제가 작년이랑 비교해봤다. 제 덕이 아주 조금이라도 있지 않을까 싶다. 채널에 올린 가천대 홍보영상 조회수가 5만 정도 나왔는데, 그 분들이 다 지원했을 거라고 생각한다. 이길여 가천대 총장님께 한말씀 드리겠다. 장학금 전액도 안 바란다. 열정페이로도 할 수 있다.
-학교 다니다 보면 실제로 알아보는 사람도 있을 것 같다.
▶하루에 한 번씩은 있다. 평소 영상에 나오는 모습으로 다녀서 알아 보는 것 같다. 가끔이긴 하지만 화장하고 다니면 아무도 못 알아본다.
-가천대뿐 아니라 20대 '인싸'의 대명사가 됐다.
▶저를 인싸로 보는 분들이 많은데 저는 인싸가 아니다. 저는 느린 편이다. 가수 비의 '깡'도 유행 지나고 한 달 뒤에 했다. '가짜 사나이'도 모집기간 끝난 후에 지원 영상을 올렸다. 이건 혹시라도 뽑히면 안 되기 때문이란 이유도 있다.
-최근 Q&A 영상에서 전과를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현재 행정학과인데 잘 안 맞더라. 전과를 하려고 했지만 성적이 돼야 한다고 해서 복전을 하기로 했다. 촬영보다 편집이 조금 더 재미있어서 학원을 다니면서 배워보려 한다. 영상은 원래 느낌대로 만들겠지만 나중 직업을 위해 본 힘을 키우는 과정이다. 다음 학기에는 휴학을 하고 유튜브에 더욱 힘쓰려 한다.
"항상 위로 갈 순 없지만 꾸준히 하다 보면…"
지난 12일 진행된 '잼일' 인터뷰 현장. /사진=김지성 기자
▶7월쯤 침체기가 있었는데 꾸준히 좀 올리니까 잘 되더라. 알고리즘 선택도 받았다. 그것 덕분에 힘내서 하고 있다. 항상 위로 갈 순 없지만 꾸준히 하다 보면 언젠가 또 선택될 거라고 생각한다. 구독자가 많아지고 많은 사람들에게 노출이 되니 악플도 달린다. 아무래도 자기소개 영상에 많이 달리는데 '재미없다', '이런 게 웃긴가' 이런 것들이다.
-채널 확장을 위해 계획하고 있는 게 있다면.
▶트위치(동영상 방송 플랫폼) 방송을 하면서 채널을 키워보려 한다. 채널이 성장을 해야 뭐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제가 말발이 없어서 수다는 안 될 거 같고 게임이나 쿡방을 생각하고 있다. 게임은 요즘 핫한 '어몽어스' 좋아한다. 후드티 등 굿즈도 팔아 볼 예정이다.
-머투맨 구독자와 머니투데이 독자를 위해 즐겨보는 채널 3개 추천해달라.
▶'우주하마'라는 게임 채널 본다. 게임을 잘 하고 목소리가 좋다. 최근에 알게 된 '쉐어TV'도 추천한다. 유튜버가 웃는 게 웃겨서 본다. 다른 이유는 없다. 마지막으로 '승우아빠'도 최근에 빠져서 구독했다. 재미있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