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와 각 세운 카카오 vs CJ와 손잡은 네이버…포털 맞수의 CJ 접근법

머니투데이 조성훈 기자 2020.10.16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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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와 각 세운 카카오 vs CJ와 손잡은 네이버…포털 맞수의 CJ 접근법


신사업을 둘러싼 네이버와 카카오의 서로 다른 접근법이 관심을 모은다. 카카오의 경우, 사업에 직접 뛰어드는 ‘정공법’을 주로 택한 반면, 네이버는 기존 사업자와의 협업을 선호한다. 네이버가 CJ와 콘텐츠·물류 사업 분야에서 지분 맞교환을 포함한 제휴를 추진하는 것도 카카오와는 확실히 ‘결’이 다름을 보여주는 사례다.



━CJ와 각 세우는 카카오 VS CJ와 손잡은 네이버━
지난해 1월 카카오가 김성수 전 CJ ENM 대표이사 영입 사실을 공개하면서 업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김 대표는 ‘응답하라’ 시리즈나 ‘슈퍼스타K’, ‘꽃보다할배’, ‘삼시세끼’ 등 히트작을 통해 CJ ENM을 지금의 ‘콘텐츠 공룡’으로 키운 거물급 인사다. 그는 카카오의 영상 콘텐츠와 엔터 사업을 전담하는 카카오M의 지휘봉을 잡았다. 카카오M은 매니지먼트사 7개와 영화·드라마 제작사 5곳, 음반 레이블 4곳, 공연제작사 1곳 등을 줄줄이 인수했고 스타PD들도 줄줄이 영입했다. 김 대표는 지난 7월 “오는 2023년까지 모바일에 최적화된 오리지널 영상 콘텐츠에 총 3000억원을 투자하겠다”며 또다시 공격투자를 예고했다. 업계에선 카카오M 설립과 김 대표 영입을 CJ식 콘텐츠 혁명을 카카오에서 재현하겠다는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의 의지로 보고 있다. 콘텐츠 시장에서 카카오와 CJ가 묘한 대립각을 세워온 이유다.
카카오M 김성수 대표 / 사진제공=카카오M카카오M 김성수 대표 / 사진제공=카카오M
반대로 네이버는 CJ와 상호 협업을 통한 ‘윈윈’ 방안을 모색 중이다. 딜이 성사되면 네이버는 CJ 드래곤스튜디오의 2대 주주가 될 수 있다. 이렇게 될 경우 ‘스토리 보고’ 네이버 웹툰과 웹소설을 활용해 tvN 영화나 드라마 제작이 활발해질 전망이다. 반대로 CJ는 라인, 브이라이브 등 국내 뿐 일본과 동남아 시장에서 영향력을 갖춘 네이버 플랫폼을 통해 한류 콘텐츠 판로를 대록 넓힐 수 있다. 양측이 각각 부족했던 ‘스토리·플랫폼’과 ‘전문 영상 제작’ 부문을 보강하면서 적잖은 시너지가 예상된다.

━‘직접 확장’ 카카오 VS ‘협업’ 네이버…스타일의 차이?━
네이버와 카카오의 신사업 접근법이 확실히 엇갈리고 있다. 네이버의 경우 신사업 진출 시 해당 업종 강자들과 동반자 관계를 맺는 방식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2017년 미래에셋과의 5000억원대 지분 맞교환(스왑)을 통한 금융사업 진출이다. 이후 양사는 네이버파이낸셜을 설립했고 올해엔 ‘네이버 통장’을 출시했다. 대신 여러 곳에서 인터넷은행 사업을 같이하자고 러브콜이 들어왔을 때도 꿈쩍하지 않을 정도로 직접 진출을 꺼린다. 엔터테인먼트 사업도 마찬가지다. 7곳의 매니지먼트 회사를 직접 인수하는 카카오와 달리, 네이버는 YG엔터와 SM엔터에 각각 1000억씩 투자했지만 직접 경영은 하지 않는 ‘혈맹’을 택했다.
네이버가 미래에셋과 손잡고 출시한 네이버통장/사진=네이버네이버가 미래에셋과 손잡고 출시한 네이버통장/사진=네이버
카카오뱅크 CI / 사진제공=카카오뱅크카카오뱅크 CI / 사진제공=카카오뱅크


매번 포털 독점 논란에 휘말려온 네이버 입장에서 여론 부담을 줄이면서 보다 빠르게 원하는 사업 목적을 달성할 수 있기 때문에 직접 진출 대신 기존 업체들과의 협업을 택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기존 업체들과 갈등을 최소화하면서 전문역량을 가진 이들을 활용해 네이버 플랫폼의 영향력을 키우는 전략이다.

반면 카카오는 카카오톡의 네트워크 효과를 십분 활용해 신사업에 직접 드라이브를 거는 방식을 선호한다. 2017년 인터넷은행 사업(카카오뱅크)에 뛰어들고, 올초엔 바로투자증권을 인수해 카카오페이증권을 설립했다. 카카오모빌리티가 택시업계와 갈등을 빚은 것처럼 기존 업계와의 마찰소지가 있더라도 목표시장에 신속하게 진입하고 성과를 독점하는 방식이어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카톡은 강력한 이용자 기반으로 일정 규제나 마찰을 감수하더라도 직접 사업을 선호하는 반면 네이버는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협력모델을 선호하는 것 같다”면서 “각사가 자사의 비교우위와 경쟁력을 감안한 선택이지만 영역확장에 대한 의욕이 강하다는 점에서는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성남=뉴스1) 박세연 기자 = 장석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차관(뒤)과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가 14일 오전 경기 성남 판교의 카카오모빌리티 본사를 방문해 앱미터기(GPS 기반으로 시간, 거리, 속도를 계산해 택시 승차요금을 산정하는 소프트웨어)가 장착된 카카오택시를 시승하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해 9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관 규제 샌드박스 심의를 통해 GPS 기반 앱미터기 사업에 대한 임시허가를 받았으며, 올해 7월 국토교통부의 ‘앱미터기 임시검정 기준안'을 1호로 통과해 중형택시 최초로 GPS 기반 앱미터기 서비스를 시작했다. 2020.8.14/뉴스1(성남=뉴스1) 박세연 기자 = 장석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차관(뒤)과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가 14일 오전 경기 성남 판교의 카카오모빌리티 본사를 방문해 앱미터기(GPS 기반으로 시간, 거리, 속도를 계산해 택시 승차요금을 산정하는 소프트웨어)가 장착된 카카오택시를 시승하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해 9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관 규제 샌드박스 심의를 통해 GPS 기반 앱미터기 사업에 대한 임시허가를 받았으며, 올해 7월 국토교통부의 ‘앱미터기 임시검정 기준안'을 1호로 통과해 중형택시 최초로 GPS 기반 앱미터기 서비스를 시작했다. 2020.8.14/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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