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판만 '뉴딜펀드'…차별화 전략은 어디에?

머니투데이 김태현 기자 2020.10.16 0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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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오른쪽)이 지난달 3일 오후 서울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한국판 뉴딜 금융지원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정부는 한국판 뉴딜의 추진동력 마련을 위해 앞으로 5년간 20조원 규모의 모자 펀드 조성, 이와 함께 뉴딜 기업의 특별 대출·보증을 위한 정책금융기관의 직접 투자, 민간금융회사의 투자 여건 개선 등을 통해 170조원+α 규모의 금융 지원도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 /사진=뉴스1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오른쪽)이 지난달 3일 오후 서울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한국판 뉴딜 금융지원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정부는 한국판 뉴딜의 추진동력 마련을 위해 앞으로 5년간 20조원 규모의 모자 펀드 조성, 이와 함께 뉴딜 기업의 특별 대출·보증을 위한 정책금융기관의 직접 투자, 민간금융회사의 투자 여건 개선 등을 통해 170조원+α 규모의 금융 지원도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 /사진=뉴스1


"뉴딜펀드라고 선전하지만 구분이 가능하겠습니까? 공모펀드의 한계죠"

최근 정부의 뉴딜 정책을 간판으로 달고 나온 국내 주식형 공모펀드에 대한 자산운용업계 평가다. 이들 펀드는 뉴딜펀드로 포장돼 있긴 하지만 편입자산과 투자전략 면에서 기존 친환경 혹은 4차산업 관련 펀드와의 차별화를 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초 정부의 뉴딜펀드 발표 이후 출시된 뉴딜 관련 펀드는 '삼성뉴딜코리아펀드', 'KB코리아뉴딜펀드', 'NH아문디100기업그린코리아펀드' 등 3개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신규 설정한 ETF(상장지수펀드)는 제외했다.



이들 운용사들은 펀드를 출시하면서 정부의 뉴딜정책과의 연관성을 강조했다. 정부의 뉴딜정책 수혜가 기대되는 미래 산업에 집중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뉴딜펀드 마케팅은 투자자들의 이목을 끌기 충분했다. 실제 이들 펀드는 준수한 자금 모집 실적을 기록했다. NH아문디100기업그린코리아펀드는 799억원, KB코리아뉴딜펀드는 104억원, 삼성뉴딜코리아펀드는 39억원을 모집했다.



공모주 열풍으로 자금이 쏠린 '코레이트코스닥벤처플러스펀드'(2361억원)를 제외하면 9월 이후 신규 설정된 주식형 공모펀드 중 가장 많은 자금을 모집했다.

그러나 펀드 편입자산을 살펴보면 기존 주식형 펀드와 차별점을 찾기 어렵다. NH아문디100기업그린코리아펀드의 주요 편입자산을 살펴보면 삼성전자 (76,300원 ▼2,300 -2.93%)(25.2%), 현대모비스 (244,000원 ▲500 +0.21%)(5.59%), 현대차 (250,000원 ▼2,500 -0.99%)(5.57%), {LG화학)(5.55%) 등 시총 상위주가 대부분이다.

삼성뉴딜코리아펀드와 KB코리아뉴딜펀드는 신규 설정 이후 한달이 채 지나지 않아 편입자산을 공개하지 않았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공모펀드 특성상 차별화된 투자전략을 구사하기 쉽지 않다"며 "사실상 간판만 '뉴딜'이나 다름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 같은 지적에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뉴딜펀드는 단순한 일회성 테마 펀드가 아니다. 뉴딜 정책이 담고 있는 디지털과 그린은 전 세계에서 시작된 산업의 변화"라며 "두 분야에 걸쳐 글로벌 경쟁력을 보유한 회사에 투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KB자산운용 관계자는 "뉴딜펀드는 글로벌 트랜드를 선도하는 대형주 위주의 투자로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한다"며 "또한 자체 모델을 활용한 ESG(환경·사회책임·지배구조)리서치를 통해 뉴딜 수혜기업 및 ESG 우량기업을 선별해 투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래픽=유정수 디자인기자/그래픽=유정수 디자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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