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은산 "진중권이 예형? 관우나 장비가 적절…세 치 혀로 거대여당과 맞서"

머니투데이 구단비 기자 2020.10.15 0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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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사진=뉴스1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사진=뉴스1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와 박진영 더불어민주당 부대변인의 설전이 벌어진 가운데,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시무7조'를 올렸던 진인(塵人) 조은산이 "논객 진중권을 예형 따위의 인물에 비유했으나 가당치도 않다"고 밝혔다.



조은산은 지난 14일 자신의 블로그에 '더불어민주당 박진영 부대변인의 논평에 관하여'라는 글을 올려 "논평을 읽고 깔깔대며 웃느라 한동안 꺾인 몸을 곧게 피질 못했다"고 비아냥거렸다.

그는 "폭군 조조의 휘하에서 알몸으로 북을 두드리는 예형의 처절함이 그(진중권)의 현실과 진배없음을 느꼈기 때문"이라며 "(진중권이) 꼴 보기 싫다면 차라리 그대의 논평과 거대 여당의 힘으로 개콘을 부활시키는 게 어떻겠나"라고도 했다.



조은산은 "민주당 박진영의 논평은 문체가 시원하니 보기 좋고 잔재주가 없어 가볍지만 감춰야 할 것을 드러냈다"며 "그것은 거대 여당의 오만과 독선이 풍기는 날 선 감정의 비린내이고 역겨움"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예형이라는 인물은 앞뒤 안 가리는 독설로 인해 결국 죽음을 맞이하는 인물 중 하나"라며 "졸지에 논객 진중권은 후한 말의 선비로 재탄생해 강하 태수에 의해 목이 달아나는 불귀의 객으로 전도됐다"고 했다.

조은산은 김용민 민주당 의원이 진 전 교수에 제기한 민사소송을 언급하며 "어느 여당 의원의 '똘마니' 소송으로 피고 신분이 된 그(진중권)는 결국 객사한 독설가로 전락하게 됐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감히 진중권을 평하건대, 장판교의 늙은 장익덕이나 하비성의 안경 쓴 관운장은 과연 어떻겠나"라며 "177석의 거대 여당에 맞서 세 치 혀와 글월로 외로이 고군분투하는 그를 예형 따위가 아닌 관우, 장비에 비유해도 크게 무리는 아니지 않겠나"라고 반문했다.

조은산은 박 부대변인을 삼국지 등장인물에 빗대 표현하기도 했다. 진궁과 양수, 순욱을 거론하고는 "그대와 잘 어울리는 인물이 과연 누구일까 고심하다 겨우 추려냈다"며 "셋의 공통점은 그대와 같이 학식과 지혜를 갖춘 당대의 모사였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거론된 인문들은 모두 조조의 신하로 비극적인 죽음을 맞이했다.

더불어 "정치라는 것이 실로 팍팍하다 못해 가루가 날릴 지경"이라며 "박 부대변인이 답을 하기 전에 자신을 스스로 되돌아보고 새겨들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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