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만에 열린 '정의선 시대'...노조도 '윈-윈하자'며 반겼다

머니투데이 최석환 기자, 우경희 기자 2020.10.15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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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사진제공=현대차그룹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사진제공=현대차그룹


"오늘만큼은 축제 분위기입니다."

14일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의 취임이 공식화하자 서울 양재동 현대차그룹 사옥 곳곳에선 직원들의 박수 소리가 들렸다. 사실상 20년 만에 오너 3세 경영이라는 새 시대를 자축한 것이다.

현대차 (235,000원 ▲4,000 +1.73%)기아차 (110,400원 ▼1,800 -1.60%), 현대모비스 (234,500원 ▼500 -0.21%)는 이날 오전 임시 이사회를 열어 정의선 회장 선임안에 동의하며 지지 의사를 분명히 했다. 현대차 노동조합도 이례적으로 "새 시대에 맞는 젊은 회장의 취임"이라고 치켜세우며 축하 인사를 보냈다.



정 회장은 이날 전 세계의 그룹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영상 메시지에서 '고객'을 필두로 '인류'와 '미래', '나눔'을 그룹 혁신의 지향이라고 제시했다. 정 회장은 "그룹의 모든 활동은 고객이 중심이 되야 한다"며 "고객이 본연의 삶에 집중할 수 있도록 다양한 목소리에 귀 기울여 소통하고 배려하는 마음이 기본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평화롭고 건강한 삶과 환경을 위해 모든 고객이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친환경적인 이동수단을 구현하겠다"며 "인류의 안전하고 자유로운 이동을 위해 세상에서 가장 혁신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자율주행기술을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회장은 새로운 도전과 준비도 역설했다. 정 회장은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보유한 수소연료전지를 자동차는 물론 다양한 분야에 활용해 인류의 미래 친환경 에너지 솔루션으로 자리잡게 할 것"이라며 "로보틱스, UAM(도심 항공 모빌리티), 스마트시티 같은 상상 속의 미래 모습을 더욱 빠르게 현실화시키겠다"고 약속했다.

그룹 안팎에선 '정의선 시대'를 읽는 키워드로 전기차와 수소전기차, 자율주행차와 UAM 등으로 대변되는 '미래 모빌리티(이동수단)'를 가장 먼저 꼽는다. 정 회장이 앞장 서 그동안 선제적인 투자와 제휴, 적극적 인재 영입으로 자동차 산업과 모빌리티 재편을 주도하며 현대차그룹을 ‘자동차 제조기업’에서 ‘미래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변모시켰기 때문이다.

정 회장은 특히 미래 친환경에너지인 수소의 가능성에 주목하며 수소사회 구현과 생태계 확장을 위한 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쳐왔다. '넥쏘'와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을 내세운 수소전기차는 이미 글로벌 1위 자리를 달리고 있다. 전기차도 내년 상반기 전용 플랫폼 ‘E-GMP’를 통해 선보일 신차를 ‘아이오닉(IONIQ)’ 브랜드로 통합하면서 과거 '제네시스'와 고성능 'N' 브랜드의 성공 신화를 이어갈 전망이다.


2026년으로 예정된 '강남 GBC'(글로벌비즈니스센터)도 정 회장 시대의 또 다른 핵심 키워드다. 선대부터 이어져 온 그룹의 숙원사업인 GBC는 준공 후 20년간 265조원의 경제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된다. 바야흐로 미래 모빌리티 집합체로 그룹의 명운이 이곳에 걸렸다는 평가다.

정 회장 시대를 이끌 키워드로는 '노사 화합'도 빼놓을 수 없다. 노조와의 새로운 관계 정립은 그 긍정의 힘이 엄청나다. 이상수 현대차 노조위원장은 이미 "새로운 노사 패러다임을 통해 노사가 윈-윈해야 현대차의 경쟁력이 강화될 것이란 점을 수없이 강조해왔다"며 정 회장과 회동을 제안한 상태다. 실제 올해 무쟁의로 임금협상을 끝낸 만큼 달라진 현대차 노사 문화에 거는 기대는 남다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대내외 상황이 엄중한 시기에 정 회장이 취임한 만큼 미래성장의 기반을 확고히 다지며 조직도 대변화를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현대차그룹은 출범 10년 만에 세계 5위 자동차그룹으로 성장시킨 정몽구 회장을 그룹 명예회장으로 추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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