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COVID-19)로 여행·관광에 대한 관심이 줄었지만 한국관광공사의 인기는 역주행이다. 코로나 사태로 각종 관광진흥 사업이 '올 스톱'된 상황에서 비판은 커녕 칭찬이 쏟아진다. 아날로그 방식에 머물러 있던 홍보에서 벗어나 유튜브 등 SNS(사회관계망서비스)와 어울리는 젊은 감각의 영상으로 국내·외 2030 여행객들의 취향을 제대로 저격하면서다. 인터넷에선 "오랜만에 제대로 돈 쓰는 공기업 본다"는 이례적인 호평도 나온다.
직전 기간 조사에서 4위였던 관광공사는 여름을 기점으로 1위가 됐다. 사실 방한 인바운드(외국인의 국내여행)와 인트라바운드(내국인의 국내여행) 관련 진흥을 담당하는 관광공사는 규모나 사업 면에서 크게 주목 받는 곳은 아니다. 오히려 올해 들어 코로나19로 준비했던 사업들이 줄줄이 막히고 상반기 내놓은 내국인 여행 활성화도 국내 지역감염 확산에 섣부른 악수였단 비판을 받으며 위축된 것을 고려하면 다소 이례적인 결과다.
관광공사는 지난 7월부터 한국관광 해외홍보의 디지털 대전환을 선포하고 독특한 홍보영상을 내놨다. 기존 아이돌이나 한류스타가 출연하는 정형적인 홍보영상이 아닌 듣도 보도 못한 B급 제작물이었다. 'Feel the Rhythm of KOREA'라는 이름으로 서울과 부산, 전주를 소개하는 바이럴(화제성) 영상이다. 별 다른 내용 없이 국내 주요 관광지마다 우스꽝스러운 옷을 입은 춤꾼들이 배경 음악과 함께 춤을 추는 게 끝이다.
이날치X앰비규어스에 2억뷰 '열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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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기관에서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이나 홍보영상이 '재미가 없다'는 평가와 함께 인기를 끌지 못한 점을 고려하면 성공적인 시도란 평가다. 국내에선 '내가 본 최고의 관광캠페인', '이제야 제대로 예산을 쓴다' 등 긍정적인 반응이 쏟아졌다. 코로나19 이후 젊은층을 중심으로 늘어난 온택트(Ontact·온라인 대면) 수요를 고스란히 잡았단 분석이다.
또 다른 한류 열풍 만들었다
이날치X앰비규어스 한국관광홍보 바이럴 영상 안동편. /사진=한국관광공사
이에 따라 코로나 종식 이후 방한 여행수요 회복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기존 여행교류 흐름이 리셋(초기화)된 상황에서 잠재여행수요를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상헌 의원은 "유럽과 아프리카, 아메리카 대륙과 해외 남성들까지 사로잡을 수 있는 홍보영상이 제작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안동·강릉·목포 후속편도 나왔다
관광공사는 코로나19 팬데믹이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에서 방한 관광 관심에 대한 불씨를 살리기 위해 주요 관광지인 안동과 강릉, 목포 후속편도 지난 13일 공개했다. 안동 부용대·하회마을·병산서원, 목포 목포항·유달산 케이블카·압해도 염전, 강릉 정동진·주문진 영진해변·낙산사 등이 배경이다.
관광공사 관계자는 "기생충 계단 등 다양한 재미 요소를 이미 발견한 소비자들이 이번 영상을 접하며 목포 편에서 토끼가 몇 번 나오고 간은 잘 있는지, 또 안동과 강릉의 탈은 무엇이 다른지 등 디테일을 발견하는 재미가 쏠쏠할 것"이라며 "해외여행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한국에 대한 재밌고, 즐거운 이미지를 각인시켜 포스트 코로나에 맞춰 한국을 방문할 수 있도록 지속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