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은행 점포 수 추이/그래픽=유정수 디자인기자
18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은 하반기 모두 77개의 점포를 통폐합한다. 7월부터 연말 계획까지 포함한 숫자다. 반면 같은 기간 신설되는 점포는 1개도 없다. 이로써 올해 연말이 되면 4대 은행 점포 수는 3353개로 지난해 말(3525개)보다 172개 줄어든다.
은행들은 오프라인 점포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불필요하게 많은 점포는 정리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비용 절감, 효율성 면에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사거리 코너 두 곳에 같은 은행이 마주 보는 경우를 종종 찾아볼 수 있다”며 “이런 근거리 점포 2개를 1개로 합치는 건 당연한 작업”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이 제시한 대안은 현실과 동떨어진 얘기라고 꼬집었다. 대부분 기술적인 문제와 부딪쳐서다. 여러 은행이 한 공간을 쓰는 공동점포만 해도 각 은행의 영업 방침이 누설되거나 전산망이 꼬일 우려가 있다. 금융업엔 보안이 생명이기에 브랜드 편집숍처럼 단순하지 않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금융당국과 은행권 사이 논의가 실무선까지 이어지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은행권은 좀 더 현실적인 대안으로 고령 고객도 쉽게 이용할 수 있는 디지털 환경을 만드는 것에 의견을 모으고 있다. 일반 앱(애플리케이션)과 별도로 전용 앱을 만드는 방안 등을 고려 중이다. 고령 고객이 많은 NH농협은행은 다음달 고령층을 대상으로 한 UI(사용자환경)를 별도로 만들어 ‘큰글 뱅킹’ 서비스를 개편하기로 했다. 로그인 화면에 ‘큰글 모드 변경’란을 배치하는 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