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이 이끈 해외투자, 현대차 '미래 20년'에 어떤 결실 맺을까

머니투데이 주명호 기자, 안정준 기자 2020.10.14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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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이 이끈 해외투자, 현대차 '미래 20년'에 어떤 결실 맺을까


"(미래차) 하려면 제대로 하려고 한다."

지난 2018년 세계 최대 IT·가전전시회인 'CES 2018'에서 기자들에 둘러 쌓인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당시 부회장)은 이런 포부를 드러냈다. 그해 CES에선 현대차가 차세대 수소전기차인 '넥쏘'를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정 회장의 이 길지 않은 한마디에는 수소전기차 뿐 아니라 자율주행, 친환경, 커넥티비티 등 '미래 모빌리티'로 대전환을 앞둔 현대차그룹의 비장한 각오를 엿볼 수 있었다.



특히 정의선 회장이 지금까지 주도한 현대차의 투자 행보를 보면 현대차의 미래 모빌리티 '청사진'이 자연스럽게 그려진다. 정 회장은 2018년부터 현대차그룹의 사업혁신 행보를 더 분주하고, 더 신속하게 가져갔다. 이를 기반으로 현대차의 미래 모빌리티 대전환도 '현재진행형'단계에서 벗어나 '완성형'으로 빨라졌다.

탑클래스 자율주행업체와 합작사 설립…최고 기술력 키운다
정 회장의 가장 인상 깊은 투자처는 세계적 자율주행 소프트웨어업체인 앱티브와 합작 설립한 '모셔널'이 손꼽힌다. 지난해 현대차가 모셔널 설립에 투자한 금액만 20억달러(약 2조3000억원). 서울 강남구 GBC 부지 인수를 빼면 창립이래 최대 투자 규모다. 그만큼 현대차그룹이 자율주행 중요성을 높게 평가한다는 방증이다.



정의선이 이끈 해외투자, 현대차 '미래 20년'에 어떤 결실 맺을까
기존 완성차업체들이 자율주행 기업들과 단순 협업체제만 해온 점을 감안할 때 현대차의 합작법인 설립은 과감한 결단의 산물이다. 최적의 공동개발 방식으로 자율주행차 개발과 상용화 일정을 훨씬 앞당기겠다는 정 회장의 의지다.

정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앱티브와의 합작법인을 통해 가장 안전하고 혁신적인 자율주행 기술력을 확보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현대차가 미국 자율주행 전문기업 '오로라'에 전략적 투자를 진행해 기술 고도화를 위한 협력을 진행하는 것도 정 회장의 노림수 중 하나다. 또 인텔이나 엔비디아와는 자율주행차 ‘두뇌’ 역할을 하는 AI(인공지능) 기반 통합 제어기와 센서 개발을 위한 협력 관계도 맺었다. 고성능 레이더를 개발하는 스타트업 '메타웨이브, AI 전문 스타트업 '퍼셉티브 오토마타', 라이다(LiDAR) 전문 개발 스타트업 ‘옵시스' 등도 현대차가 '자율주행'을 제대로 하기 위해 손잡은 업체들이다.


고성능 전기차·초고속충전 업체 잇단 투자…분주한 전기차 행보
전기차 기술 개발을 위한 거침없는 투자 행보도 정 회장이 애정을 갖는 투자처로 통한다. 지난해 5월 크로아티아의 고성능 전기차업체 '리막오토모빌리'에 대한 투자를 시작으로 같은 해 9월에는 유럽 최대 전기차 초고속 충전업체 '아이오니티'의 지분 20%를 인수해 초고속 충전 인프라 사업도 추진한다.

올 초에는 영국의 상업용 전기차 전문업체 '어라이벌'에 1억유로(1350억원)를 투자하기도 했다. 테슬라가 선두인 전기차 시장에서 개발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차원이다. 미국 '카누'와는 스케이트보드 플랫폼 기반의 전기차도 공동개발 중이다.

미래 모빌리티를 위한 신기술을 확보 투자도 정 회장 투자 포트폴리오의 한축이다. 올해 4월 이스라엘 스타트업 '가우지'에 2500만달러(300억원)을 투자한 게 대표적이다. 5월에는 이스라엘 디지털 솔루션업체 ‘D-ID’에 대한 투자도 단행했다.

그랩·올라와도 맞손…공유경제 모빌리티 서비스도 눈길
모빌리티 서비스 분야로의 사업영역 확장을 위한 투자도 주목된다. 동남아시아 최대 카헤일링업체인 '그랩' 투자가 대표적이다. 인도 최대 카헤일링 기업 '올라', 인도 2위 카셰어링 기업 '레브', 미국과 호주의 모빌리티 플랫폼 업체 ‘미고'와 '카넥스트도어'에도 전략적 투자를 단행하며 지역 모빌리티 서비스에 적극적이다. 지난해 말에는 미국 모빌리티 서비스 법인 ‘모션랩'을 설립해 카셰어링 서비스까지 영역을 넓혔다. 하나 같이 완성차 제조에 머물지 않고, 시너지를 극대화 할 수 있는 특화된 사업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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