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20년 딛고 새 20년…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된다

머니투데이 우경희 기자, 최석환 기자 2020.10.13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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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타운홀미팅에서 직원들과 만난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사진제공=현대차현대차 타운홀미팅에서 직원들과 만난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사진제공=현대차


"정몽구 회장님께서 끊임없이 강조해오신 '품질'과 '안전', '환경'과 같은 근원적 요소에 대해선 한 치의 양보 없는 태도로 완벽함을 구현해 나가겠습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은 지난해 총괄 오너로 전면에 부상하며 처음으로 시무식을 주재한 자리에서 선대 회장에 대한 예우에 각별히 신경쓰며 자신의 목소리를 냈다. 앞서 2018년 9월 수석부회장으로 올라선 후 사실상 '정의선 시대'를 예고하며 대대적인 인사와 조직 개편으로 전열을 정비하면서 친정체제 원년을 선포한 자리였다.

정 수석부회장은 "올해는 2000년 정몽구 회장님께서 우리 그룹을 출범시키신지 햇수로 20년째가 되는 의미 깊은 해"라며 "자동차 산업에서 유례 없는 성장을 거듭하며 명실상부한 '글로벌 톱 5 자동차 업체'로 자리매김했다"고 치켜세웠다.



이후 취임 2년이 지난 이달에 현대차 (237,000원 ▼7,000 -2.87%)그룹 회장 자리에 오르게 됐다. 정몽구 회장이 2000년 9월 그룹 회장에 선임되면서 그룹 경영을 총괄해온지 20년이 끝난 시점에 새로운 20년을 열어가게 된 것이다.

정 수석부회장은 내일(14일) 오전 예정된 긴급 임시 이사회에서 회장으로 추대될 것으로 전해졌다. 그룹 안팎에선 지난 3월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된 상태라 정해진 수순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여기에 최근 정몽구 회장의 대장게실염 증상에 따른 입원 등 건강 문제로 자칫 발생할 수 있는 경영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한 선제적인 조치로 풀이된다.

정 수석부회장은 특히 올 초부터 코로나19(COVID-19) 팬데믹에 맞서 비상 경영 체제를 이어왔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연초 급감한 글로벌 판매를 늘려오고 있으며, 지난 9월 기아차는 해외 판매를 전년 같은 달 대비 늘려 반등의 계기를 만들었다.


급변하는 미래 자동차 시장에 대응도 한층 빨라질 전망이다. 코로나19 여파로 글로벌 자동차업계 부진이 계속되고 있지만 이를 극복할 돌파구를 찾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런 측면에서 정 수석부회장의 회장 승진이 '책임경영' 앞세운 확고한 리더십을 통해 확실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수소·전기차 등 친환경차와 자율주행차로 대표되는 미래차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투자와 행보도 가속화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미국 행동주의 펀드 '엘리엇'의 공격 등으로 2018년 중단됐던 지배구조 개편 작업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정 수석부회장은 1970년생이다. 휘문고와 고려대 경영학과, 샌프란시스코대 대학원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1999년 현대차 구매실장, 영업지원사업부장으로 근무했다. 2002년 현대차 국내영업본부 부사장, 2005년 기아차 사장으로 기아차 중흥도 이끌었다. 2009년 부회장으로 승진했고 2018년 수석부회장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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