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도 한화도…30대 오너들 왜 '로봇'에 꽂혔나

머니투데이 최민경 기자 2020.10.14 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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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선 현대중공업 부사장 / 사진제공=없음정기선 현대중공업 부사장 / 사진제공=없음


#호텔 객실 내 단말기를 통해 수건·생수 등 객실용품을 요청하면 로봇이 룸서비스로 배달해준다. 산업 현장에선 사람이 하기 어렵고 위험한 일들을 로봇이 대신 해주고 생산설비를 관리한다. 건설 현장의 페인팅·용접·벽돌쌓기도 로봇이 하게 될 날이 머지않았다. 병원에서도 로봇이 병원 물품과 자산 관리를 하는 자동화 설비 시스템이 도입된다.



모두 현대로보틱스 (60,900원 ▼200 -0.33%)가 올해 개발했거나 도입할 로봇 모델이다. 현대로보틱스는 지난 5월 호텔 배달로봇을 상용화한 데 이어 최근 '5G(5세대 이동통신) 스마트팩토리 산업용 로봇'을 출시하는 등 로봇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重·한화 3세 앞다퉈 로봇사업
로봇사업은 현대가(家) 3세이자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장남인 정기선 현대중공업 (116,700원 ▼2,700 -2.26%) 부사장이 진두지휘하고 있다. 그가 신사업 발굴과 투자를 맡아 경영 시험대에 오른 만큼 그룹 차원 지원이 집중되는 모습이다. 지난 5월 현대로보틱스를 분사한 것도 로봇사업의 경영 효율성과 전문성을 높이고 투자를 확대하기 위한 차원이다.



정 부사장은 지난 6월 KT로부터 500억원의 투자를 유치하는데도 성공했다. 현대로보틱스도 지난해 기준 2638억원의 매출 규모를 2024년에 1조원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한화 3세인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도 로봇사업을 그룹 미래먹거리로 점찍었다. 지난 8월 ㈜한화가 한화정밀기계의 협동로봇사업을 양수한 것도 ㈜한화 전략부문장을 맡은 그의 의중이 반영됐다는 관측이다. 그룹 기계부문에서 로봇사업을 직접 육성해 방산·항공엔진 사업 등과 시너지를 내겠다는 전략이다.

로봇 시장 연평균 30% 성장 전망…기술·가격 경쟁력 극복 과제

주요 그룹 오너 3세들이 이같이 로봇사업에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그만큼 성장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전 세계 서비스 로봇시장은 지난해 310억 달러(약 37조원)에서 오는 2024년 1220억달러(약 145조원)로 연평균 30% 성장할 전망이다.


특히 코로나19(COVID-19) 확산으로 비대면과 자동화 산업이 트렌드가 되면서 로봇사업은 더욱 각광받고 있다. 글로벌 로봇 기업인 ABB는 최근 2년 내 가장 높은 주가를 기록하고 있다. 화낙·아이로봇 등도 주가가 계속 오르고 있는 상황이다.

로봇사업은 결국 스마트팩토리 솔루션의 토대가 된다는 점에서 기업이 확보해야 할 자산이다. 인공지능(AI), 자율주행차, 무인 항공기, 무인수상정, 클라우드 컴퓨팅, 데이터 센터, 반도체 및 5G 등과도 연관성이 높아 확장 가능성이 크다.

다만 국내 로봇 사업이 아직 서비스 로봇보단 제조 로봇에 치중된 점, 생산량의 절대적 규모가 작아 글로벌 가격경쟁력에서 밀리는 점 등은 국내 기업들이 극복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현대로보틱스는 AI와 로봇의 접목을 시도하면서 생산량도 늘리고 있지만 아직까지 큰 수익성을 기대하긴 힘들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로봇사업 사업의 경우 글로벌 시장에서 기술과 가격 모두 부족한 부분이 있다"며 "정부와 기업의 적극적인 투자와 협업 등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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