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기물 대란에 쓰레기 재활용'...환경 구원투수된 시멘트업계

머니투데이 구경민 기자 2020.10.13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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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기물 대란에 쓰레기 재활용'...환경 구원투수된 시멘트업계


이산화탄소 등을 배출해 환경오염 주범으로 꼽혔던 국내 시멘트업계가 쓰레기를 재활용하는 시설 투자에 적극 나서며 환경 문제를 해결하는 구원투수로 나서고 있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COVID-19)에 따른 폐기물 증가와 중국·동남아 등지로 보내던 폐기물 수출이 막히면서 폐기물 문제가 심각한 상황에서 시멘트업계의 친환경행보가 주목을 받고 있다.



자원을 재활용하는 방식은 크게 두 가지다. 시멘트 원료를 폐기물로 대체하거나 폐기물을 연료로 사용해 시멘트를 생산하는 방식이다. 매립되거나 버려지던 폐기물 등이 시멘트 업계의 재활용을 통해 '순환자원'으로 재탄생되는 것이다.

시멘트 업계가 원료나 연료를 순환자원으로 대체했을 때 가장 큰 장점은 매립을 줄일 수 있다는 점이다. 환경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하루 평균 종이류 폐기물 발생량은 889톤이었고, 플라스틱류는 848톤이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29.3%와 15.6%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스티로폼 등 발포수지류(119톤)는 12.0% 늘었고, 비닐류(951톤)도 11.1% 증가했다.



시멘트 업체가 폐기물을 원료나 연료로 사용하면 천연 광물을 아끼고 유연탄 수입도 줄이며 환경 보존에도 도움을 주는 '1석3조' 효과를 가져다줄 수 있다. 자원순환을 가장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산업으로 시멘트가 주목받는 이유다.

특히 국내 시멘트 산업의 순환자원 대체율은 20% 수준이어서 독일 등 해외 사례를 비춰볼 때 향후 65%까지 확장될 가능성이 있다. 이에 쌍용양회 (7,000원 ▼20 -0.28%), 삼표시멘트 (2,895원 0.00%), 한일시멘트 (12,780원 ▲190 +1.51%), 아세아시멘트 (9,980원 ▲30 +0.30%), 한라시멘트, 성신양회 (8,480원 ▲30 +0.36%) 등 국내 시멘트사가 순환자원 처리 시설 투자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
'폐기물 대란에 쓰레기 재활용'...환경 구원투수된 시멘트업계
우선 시멘트 업계 1위인 쌍용양회가 가장 적극적이다. 쌍용양회는 2018년 12월 친환경 순환자원설비 4기를 구축하는 데 830억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하고 현재 1기를 구축, 가동 중이다. 올해 말 4기까지 설비가 확대 가동되면 연료를 대체하는 순환자원 사용량이 4배가량 증가하고, 유연탄 사용량 저감에 따른 온실가스와 질소산화물 배출량도 크게 줄어들게 된다.


특히 순환자원 사용을 통한 유연탄 구입비 절감, 폐합성수지(대체연료) 처리에 따른 수수료 수익, 탄소배출 저감에 따른 배출권 거래 수익 등 다양한 방면에서 이익 개선이 가능하게 된다. 아세아시멘트는 지난해 순환자원 사용량이 총 58만7000톤, 연료 대체율은 28%에 달했다. 순환자원 사용에 따른 이익은 약 100억원이었다.

삼표시멘트는 생활쓰레기를 시멘트 생산 연료로 활용하고 있다. 지난해 강원도 삼척시와 함께 '가연성 생활폐기물 연료화 전처리시설'을 건립한 삼표시멘트는 선별된 폐비닐 등 가연성 생활폐기물을 시멘트 생산 연료인 유연탄 대체제로 사용하고 있다.

이 시설은 하루 70톤의 생활 폐기물을 처리할 수 있다. 현재 연간 약 2만톤의 생활 폐기물이 이 시설을 통해 연료로 활용 중이다. 시멘트 산업에선 기업과 지방자치단체의 모범 상생 사례로 꼽고 있다. 폐자원 활용을 통한 원재료비·연료비 절감 효과는 약 150억~200억원으로 추정된다.

다른 시멘트사들도 조만간 순환자원 사용량을 대폭 끌어올리기 위해 재활용 폐기물 연료시설에 대한 투자를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시멘트업계 관계자는 "선진국에선 30년 전부터 자원 재활용을 통한 시멘트 제조가 정착돼 안전성도 어느 정도 검증됐다"며 "국내 시멘트사들이 재활용이 가능한 순환자원의 사용 비중을 향후 60% 수준까지 확대하고 유연탄 사용량은 40%선으로 줄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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